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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9.08 11:24

연중 23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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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벙어리 병자치유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려와 고쳐주시기를 청한다.

1)먼저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신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 보다 남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한 말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말은 많은데 쓸 말이 없다. 예수님은 귀먹은 반벙어리를 당신 말씀에 오로지 집중시키기 위해 따로 데리고 나가신다.

2)손가락을 넣고 침을 바른 행위는 무엇인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셨다. 유다교에 있어서 침은 물, , , 기름과 더불어 액체 약품에 속한다. 당시 관습적인 치유행위이다. 우리도 벌레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른다. 엄마가 자식에게 먹을 것을 꼭꼭 씹어서 주는 것과 같은 사랑의 표현이다.

3)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에파타하고 말씀하신 이유는 또 무엇인가?

  하늘의 기운을 얻어서 그 기운으로 병마를 물리치려는 행위이다. 이렇게 하여 귀먹은 반벙어리는 귀가 열리고 말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경과 귀머거리

   사람들은 소경과 귀머거리 중에 누가 더 불행한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소경이라고 할 것이다. 귀머거리는 그래도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고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소경은 전적으로 무엇인가, 사람이든 도구든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그러나 귀머거리는 폐쇄적인 사람이 되어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남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나를 비난하는 말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남을 멀리하고 고독하게 되어 폐쇄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모든 정신병은 관계를 상실하는데서 온다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 사물과의 관계를 잃어버리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자신 안에 가두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거부할 때 정신병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소경보다 귀머거리가 더 불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자기식대로 듣기

   어떤 인디언 청년이 백인 친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자동차와 사람이 붐비는 시내를 걸었다. 그런데 인디언 청년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면서 여기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백인청년은 이 뉴욕 거리에서 어떻게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느냐?” 하며 무시해 버렸다. 그러자 인디언 청년은 길모퉁이의 덩쿨나무로 된 집의 벽틈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백인청년은 네가 시골에서 자라서 청각이 많이 발달했구나.”하는 것이다. 그러자 인디언 청년은 아무 말 없이 동전 1개를 아스팔트 땅에다가 떨어뜨렸다. 동전은 떼구르르 굴러가며 떨어졌는데 길 가던 사람 모두가 발을 멈추어 서서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때 한 소년이 얼른 달려와서 그 동전을 주워가 버렸다. 인디언 청년이 말하기를 내가 시골에서 살아서 귀가 밝은 것이 아니라 너희들의 귀가 어두워진 것이고 그리고 사람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들리기도 하고 안 들리기도 한다.”고 하였다.

   로마제국을 다스렸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말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한다.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식대로 듣는 것이다. 강론을 하면 신자들은 강론 내용을 자기식대로 받아들인다. 자기 안에 듣기 채널이 따로 있어서 그것에 따라 듣는다.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잘 듣지 못한다면 이것이 귀머거리요 반벙어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과연 나는, 우리는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소통의 문제

   경상도 토박이 할머니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저 멀리서 버스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할머니 왓 데이라고 말했다. 옆에 서서 기다리던 외국인이 마치 그날이 월요일이라 먼데이라고 했다. 그러자 먼데이무엇이냐?”고 알아듣고 할머니 버스데이버스가 왔다는 말인데 외국인은 해피 버스데이라고 말했다. 다시 할머니 아니데이 좌석 버스데이

   과연 이 할머니와 외국인은 소통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소통의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봐야하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말이 안 나온다또는 기가 막힌다.”라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나의 어려움을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말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내가 겪는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다. 오늘 복음의 반벙어리가 그러한 사람이다.

   우리는 청력은 좋은데 청각 장애인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기보다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이다. 미움으로 말미암아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스러운 이도 있고, 불이익을 당할까 싶어 말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모두 청각 장애인이요 언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셈이다.

 

 

진정한 소통의 의미

   귀먹고 말 못하는 이에게 진정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듣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당신 손가락을 귀와 혀에 넣으셨던 것이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에, 그에게 에파타열려라!”하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열려라라는 말처럼 그에게 절실한 것은 없다.

   소통은 바로 이런 것이다. 각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소통인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빵을 주어야 하고, 머리 아픈 사람에게는 두통약을 주어야 하고, 헐벗은 이에게는 입을 것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 현대 사회가 특히 소통이 부족하다고들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자기주장만 하고 자신의 시각과 위치에서 상대방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근본 처지를 헤아리고, 들어주고, 풀어주고, 열어줌으로써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소통하려 한다.

몸 안에 소통이 잘 되면 육체적으로 아픈 데가 없듯 사회 안에서도 소통이 잘 되면 그 사회가 건강해 지는 것이다. 소통이 일어나면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지상낙원이 되는 것이다.

   우리들 삶도 그렇게 소통되어야 한다. 내 삶이 소통될 때, 우리가 머문 공동체가 소통 될 것이고, 세상이 소통될 것이다. 멀쩡한 것을 막는 사람이 아니라 막힌 것을 뚫어주는 그런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여인이 안에서 물었다. “누구요?”

그가 대답했다. “나요.” 안에서 음성이 들렸다. “가보셔요. 둘이서 쓸 만한 방이 없어요.”

가련한 남자는 몇 년 동안 이리저리 방랑하다가 다시 여인 집으로 돌아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당신이오.” 문이 열리고 사랑하는 여인이 그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슬람 신비주의 시인 루미의 우화 모음집에 나오는 위의 이야기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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