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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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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일의 유래

   오늘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하여 지고 가신 거룩한 십자가를 경배하는 날이다. 십자가 현양 축일이 914일로 지정된 것은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다. 십자가를 현양하며 기리는 이 축일은 일찍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 성녀가 노력하여 예수님이 2명의 도둑과 함께 못 박혔던 3개의 십자가를 발견했다. 아들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이를 안치할 부활 성당을 예루살렘 골고타 언덕에 건축하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축일을 지내게 되었다. 한편 7세기에 페르시아인들이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예수님 십자가의 일부를 노획해 갔다. 그로부터 15년 후에 동로마 황제 헤라클리우스가 그 십자가를 찾아왔기 때문에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또 축일을 지내게 되었다.

 

십자가 나무

   진주 문산 본당에서 사목할 때의 일이다. 본당 역사가 100년이 넘었고 가까운 거리에 순교자의 묘가 있었다. 순교자 정 찬문 안토니오는 124위 복자품에 시복되었다. 성당은 국가 문화재청에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하였고 성당과 주변이 참으로 아름다워 신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종종 찾는 명소였다. 특히 봄, 가을이면 전국에서 단체 순례자들의 방문과 미사, 식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미사를 봉헌하고 간단한 본당 역사와 순교자의 생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순교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청소년, 특히 꼬마 아이들이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방문 할 때였다. 도대체 이 꼬마 아이들에게 어떻게 순교의 의미를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단체 순례 전에 답사를 온다. 그리고 시설을 둘러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또 시설에 따라 어떤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보내야 할지를 살핀다. 당시 2010년 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아 가기까지 순교자 묘 주변에 아무런 시설이 없었다. 부랴부랴 십자가의 길을 조성했다. 그리고 순례자들의 미사 헌금과 감사헌금을 모아 시설을 늘려갔다. 대부분 재료만 구입하고 기증을 받아서 본당 신자들이 손수 필요한 시설을 만들었다. 그 가운데 대형 십자가가 있다. 이 십자가나무도 한 신자의 봉헌으로 이루어졌다.

   그 신자가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부모님이 사시던 집 옆에 자신과 가족을 위한 집을 지었다. 재료는 캐나다 산() 통나무였다. 그리고 직접 집을 짓고 남은 통나무를 근처 자신의 밭에 방치해 두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그 밭에 늘려있던 통나무를 하나 둘 훔쳐갔다. 그런데 13m 짜리 큰 통나무는 워낙 길이가 크 어쩔 수 없이 밭에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그러던 중 순교자 묘 주변을 성역화하면서 그 신자가 이 나무를 기증하게 되었다. 생각한 아이디어가 대형 십자가 나무를 만들어 십자가의 길을 따라 설치하는 계획이었다. 결국 쓸모없을 그 나무는 먼 태평양을 건너 한국 땅 누군가의 집을 짓는 재료가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나무는 밭에 버려져 한 생애를 마감할 운명이었다. 그 운명의 나무는 나를 만나서 오히려 순교자 묘 주변의 십자가 나무가 되었다. 순례자들은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면서 그 대형 십자가 나무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선다. 집을 짓는 나무의 운명이 많은 이들이 십자가의 예수님을 묵상하는 운명으로 바뀐 것이다.

 

   순례자 가운데 주일학교 꼬마 아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였다. ‘세상에는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단다. 누구는 꿈을 이루기도 하고 꿈을 포기하기도 하지.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꿈 보다 더 큰 꿈을 이루기도 한단다. 너희도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 꿈이 자신만을 위한 꿈으로 끝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을 위한 이로운 꿈이 되었으며 좋겠다.’ 이쯤 이야기 하면 아이들은 눈빛이 달라진다. 하지만 인솔한 주일학교 선생님들은 감동을 한다.

 

십자가의 희생

    2000년 전 로마제국 시대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간 이들은 수만, 수십만 명에 이른다. 특히 로마제국의 식민지 국가 가운데 가장 자존심이 강했던 이스라엘, 그들은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임을 자부하였기에 더욱 로마제국에 대항하였다. 그래서 식민지 국가 가운데 십자가의 죽음을 더욱 자처한 이들이 이스라엘 백성이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대항,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 하지 않으며 침묵 가운데 십자가의 길을 걸었던 유일한 분은 예수님이다. 우리는 그분을 우리의 구세주, 메시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아내, 자기 남편, 자기 가족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조국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를 위하여, 온 세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이는 없었다.

   불교 사찰의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을 보라. 인자한 미소에 조용히 앉아 계신다. 성당의 제대 앞 십자가의 예수님을 보라. 손과 발이 못에 박힌 처절한 모습의 예수님을 보라. 무엇이 다른가? 어느 종교의 창설자가 저 토록 비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던가?

   2000년 전 로마제국에 대항한 이스라엘 민중 가운데 수만, 수십만 명이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는 그들 가운데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인류를 위한, 세상을 위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예수님만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러한 예수님을 통하여 십자가는 새로운 의미를 가졌다. 그것은 희생과 사랑이었다. 서양언어로 '희생''제사'는 같은 말, Sacrifice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되신 것은 십자가의 제사, 곧 희생이다. 인류를 위한 희생, 제사의 음식이 되신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를 위한 제사의 음식이 되신다. 미사를 통한 제사의 음식이 되신다.

 

십자가의 구원

   사형을 위한 로마제국의 십자가는 예수님으로 인하여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제사의 음식, 곧 희생을 통한 구원이다.

 

 

    오늘 하루 집을 청소하고 옷을 빨고 깨끗한 가정을 만들어 가려는 우리가 먼지가 쌓여 외면했던 우리 가정의 십자가 예수님을 깨끗이 닦으며 십자가의 의미, 예수님의 마음, 희생과 제사, 구원과 사랑을 생각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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