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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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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교 2000년 동안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7000만 명을 헤아리며, 그중 65%에 해당하는 4550만 명이 20세기에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기의 가톨릭 순교자들의 저자 로버트 로열은 그런 면에서 20세기는 그리스도교 순교 역사 안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

   자기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순교의 문제는 결코 오래전의 과거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지구촌 어딘가에서 자행되고 있는 박해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런 지역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과연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어놓으면서까지 자기 신앙을 지켜갈 수 있겠는가? 자기 신앙을 위해서 생명과 바꿀 수 있겠는가?

 

학문으로서의 천주교

   천주교 관계 한문(漢文) 서적들, 마태오 리치 신부님의 천주실의(天主實義)’를 비롯한 한문으로 된 몇 권의 서적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였다. 이승훈이 세례를 받기 약 150년 전의 일이다. 그때 사람들은 그것을 서학(西學)이라 불렀다. 그 시대 이 문서들을 영입하여 연구한 사람들은 실학파(實學派)라 불리는 유교 학자들이었다. 유교 국가를 표방하는 조선의 지성인들은 성리학(性理學)의 공리공론(空理空論)에 빠져 있었다. 이에 실학파 학자들은 합리적이며 현실성 있는 학문과 사회 제도를 찾고 있었다. 임진왜란이라는 엄청난 민족적 시련을 겪은 직후의 일이다. 그 무렵 실학파가 연구한 천주교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였지만, 또한 새로운 세계관, 사회관이기도 하였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여주었다. 군주(君主)가 절대적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시고, 그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그 시대 법은 조정(朝廷)이 만들어 임금의 이름으로 반포하면, 백성은 그것을 지켜야만 했다. 그러나 신앙은 하느님이 질서 지어 만드신 자연과 마음의 법, 곧 자연법과 양심 법을 가르쳤다. 노예와 같이 법을 지키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의 법을 존중하고, 양심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들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0, 1)을 열어주는 사상이었다.

 

생명을 바치는 신앙

   ‘천국에 가기를 원하시는 분하고 손들어 보라하면 모두가 들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가고 싶은 분하고 손들어 보라하면 아무도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을 초개와 같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위해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200년 전 한국 땅에 천주교가 알려지면서 100여 년 동안 1만 명이 넘는 순교자들이 바로 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한결같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그 무엇을 위해 내던지는 것은 그 무엇이 자기 생명보다 고귀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한국 천주교회사 특징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 교회사에 유래 없는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첫째, 선교사들의 선교 없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교회이다. 둘째,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세례자가 생겨났고, 셋째,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순교자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박해를 피해 넷째,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교우 촌이라고 하는 독특한 신앙 공동체가 생겨났다.

   학문으로 시작한 실학자들이 이제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승훈을 북경으로 보낸다. 교리가 부족함에도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다른 실학자들에게 세례를 베푼다. 그리고 신자들끼리 주교와 신부 역할을 맡아 전례와 성사를 집전하기도 하였다. 3년이 지날 무렵 교리에 어긋난다는 생각에 북경에 사람을 보내 묻는다. 당장 이를 정지하라는 명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가성직자 제도라고 한다. 이 또한 세계 교회사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선조들만의 나름대로 신앙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했다.

 

순교영성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 영성을 순교영성이라고 꼽는다. 하지만 순교영성이 무엇이냐고 되물을 때 제대로 답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듯 한국교회는 신앙 선조들의 순교영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희생을 밑거름으로 오늘을 일궈냈다. 그러나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풍요와 안정 속에서 그 정신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서구교회가 1,000년이 넘는 동안 박해가 없었고 그래서 활력을 잃어갔다면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얻은지 불과 130년밖에 되지 않았다. 130년의 종교자유가 순교영성을 잃어가면서 교회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서구교회의 재연이다. 의무와 책임만 있고 기쁨과 열정이 고갈돼가는 교회에서 신자들은 별다른 매력을 찾기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체상태를 크게 면치 못하고 있는 교세 증가율과 총인구의 10%가 넘는 신자 수로도 복음화를 통한 세상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버겁기만 한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순교자들이 피로써 지켜낸 신앙에서 미련없이 발길을 돌리는 신자들의 모습은 오늘날 교회가 처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가지 순교

   순교에서 3가지가 있다고 한다. 혈색순교, 백색순교, 녹색순교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최초 방인사제이신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 1845817일 사제품(司祭品)을 받고 입국하여 사목 활동을 하다가 1년만에 새남터에서 참수형으로 26세의 젊은 나이로 순교하였다. 김 신부님과 같이 처형 수단에 의해 순교하신 것을 혈색순교(血色殉敎)’라 한다.

   두 번째 방인사제이신 최양업(토마스) 신부님은 1849415일 중국 상해에서 신품을 받았다. 귀국하여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5개 도의 산간벽지에 흩어져 있는 4,000여명의 신자들과 100여 개의 공소를 맡아 12년간이나 사목 활동을 하였다. 최 신부님처럼 박해시대에 피를 흘리는 순교는 하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뜻이라면 언제라도 자기 피를 흘릴 혈색순교의 각오를 가지고 복음전파를 위해 헌신하는 것을 백색순교(白色殉敎)’라 한다.

   세 번째 방인사제 정규하(바오로) 신부님은 1896426일 새로 설립된 용산 예수성심 신학교를 졸업하고 뮈텔 주교님의 주례로 강도영(마르코), 강성삼(라우렌시오)과 함께 사제 서품되었다. 서품 후 강원도 횡성의 풍수원 성당2대 주임 신부로 임명되어 194381세의 나이로 선종할 때까지 47년간을 그곳에서 사목하였습니다. 정규하 신부님처럼 박해시대는 지나갔지만 넓은 대지에 깊게 뿌리내리고 우뚝 선 상록수(常綠樹)”처럼 천수(天壽)를 다하여 신앙을 증거하고 자기를 봉헌하는 것을 녹색순교(綠色殉敎)’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나라 백성을 사랑하시어 오묘하게도 세계 교회사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드리게 하셨고, 최초 방인사제 세 분으로부터 혈색순교,’ ‘백색순교,’ ‘녹색순교의 모범을 보이게 하셨다.

 

   오늘은 한국순교자 대축일이다. 우리 교우들은 세 분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오늘의 순교는 땀과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체험하는 것이라는 각오로,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다 바쳐 나눔의 순교’, ‘봉사의 순교’, ‘사랑의 순교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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