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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12.15 23:20

대림 3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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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주일

   지난 주일의 가르침은회개였고 이번 대림 3주일은 자선이다. 자선은 무엇인가. 나누는 생활이다. 남모르게 나눌 때 자선이라 한다. 주님 표현처럼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할 때 자선이 된다. 온 동네 떠벌리며 나눴다면 그것은 자랑이지 자선은 아니다. 군중은 요한에게 질문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답은 단순했다. 두벌 옷가진 사람은 나누고 먹을 것도 그렇게 하고 속이거나 협박하지 말라고 한다.

 

헨델의 메시아

   기다림과 자선이라는 주제를 생각하다보니, 작곡가 헨델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헨델은 독일에서 태어났고,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했으며, 25세에 영국으로 건너가서 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성탄이나 연말, 부활절에 열리는 자선 음악회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이 헨델의 메시아가 아닌가 생각된다.

   헨델이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한 것은 그의 나이 56세가 되던 해였다. 30여 년 동안 영국 귀족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작곡하며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이 시기는 그에게 가장 절망적인 시기였다. 더 이상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는 한물 간 음악가로 치부되었다. 새로 작곡하는 곡마다 실패를 거듭하였고, 그 결과로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매일 빚쟁이들의 독촉에 시달렸고,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공연이 있을 때 마다 찾아와서 연주를 방해하였다고 한다. 몸의 오른쪽 부분에 마비가 와서 펜을 들 수도 없다가, 겨우 회복되기도 하였다.

   그런 그에게 구세주에 관한 성경 구절들을 사용하여 자선공연에 사용할 곡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어느 날 저녁 촛불을 밝혀 놓고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24일 동안 어떤 영감(靈感)에 사로잡혀,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잠자고 먹는 것도 잊은 채 작업에 몰두하였다. 275페이지에 달하는 악보가 모두 완성되었을 때 그는 기진맥진하여 침대 위에 쓰러졌다고 한다.

이 곡은 자신을 실망시킨 런던이 아니라,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초연되었다. 그는 수익금을 극빈자 구호 병원과 재소자 구제협회에 기부하였다. 첫 공연이 있은 2년 후부터 그는 매년, 자선을 목적으로 메시아를 연주하였다. 그의 생애 마지막 순간도 이 메시아를 지휘하다가 쓰러졌고, 그의 사망일은 더블린에서 이 곡을 초연한 바로 그 날이었다.

   어떤 비평가들은 헨델이 그렇게 종교적으로 열심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오로지 돈 때문에 이 곡을 작곡했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후 헨델이 보여준 삶의 모습은 이 곡을 통하여 어떤 다른 세상을 만난 사람의 모습으로 살았다고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승승장구 할 때가 아니라, 가장 비참한 상황까지 떨어졌을 때 비로소 자신의 구원자를 만났고, 또 옆에 지나쳐가던 무수한 가난한 이웃 형제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자선 주일

   자선주일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깨닫고, 우리가 받은 사랑을 고통 받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도록 일깨우기 위하여 제정된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장 힘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누추한 곳을 통해 오셨다. 대림 시기는 이러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주님을 맞이할 방법 중에 중요한 것이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대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례자 요한은 당시 자신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은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또 세금을 거두는 사람은 정한 대로만 받고, 군인들은 남을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팔 때가 아니라 나누어 줄 때

   옛날 심한 흉년이 들었던 유럽에서 있었던 일이다. 흉년으로 인해 수확할 것이 없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었다. 더군다나 식물이 말라 죽어버리는 마름병까지 휩쓸고 지나가서 사람들은 더욱 더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떤 남자의 농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마름병의 영향을 받지 않아 오히려 많은 열매를 맺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친구 중에 한 사람이 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밀농사가 흉년이 들어 밀 값이 매우 뛰었네. 지금이 밀을 팔 때야.”

그러자 이 남자는 곧바로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아니,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 나누어 줄 때이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거리의 여행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아프리카 오지도,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 깊은 골짜기도, 히말라 산맥의 어떤 높은 봉우리도 갈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남극과 북극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비행기든, 기차든, 자동차든 걸어서 가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거리의 여행이 있다. 그것은 머리에서 마음까지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마음까지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까지 함께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더 긴 여행은 마음에서 손과 발까지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는 가엾게 여기나 우리의 손과 발이 도움을 베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불쌍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으려면 아직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은 기다림의 시기인 이 대림절, 이제 머리에서 마음까지, 마음에서 손과 발까지 긴 여행을 떠나야 한다. 주님의 자비는 나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를 필요로 하는 이들, 우리 이웃의 몫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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