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1주간 목요일

by 붉은노을 posted Mar 14, 2019 Views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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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한 꼬마 아이가 용돈을 받을 마음으로 심부름할 때마다 그것을 공책에 꼬박꼬박 적어 두었다. “구두닦이 천 원, 설거지 천 원, 청소 2천 원 …….” 그렇게 하고서 나중에 엄마에게 이른바 청구서를 내놓았다. 엄마는 그것을 보고서 빙긋이 미소 띠며 방에 들어갔다.

   잠시 뒤 엄마는 아이에게 메모지 하나를 건넸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너를 내 배 속에서 열 달 간 배고 있었을 때 받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 백만 원, 너를 낳을 때 들어갔던 출산비 오십만 원, 지금까지 너를 먹이고 키우는 데 들어간 돈 3천만 원 …….” 이런 식으로 열거되면서 맨 끝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 합계는 0.”

 

   오늘 복음 말씀을 듣고 기도를 늘 들어주신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만 이해한다면, 앞의 아이의 계산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부모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며 자식을 키우듯, 하느님께서는 그보다 더 깊고 높은 사랑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셨고, 지금도 주고 계신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