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조문(弔問)을 가면 침묵 속에서
들여오는 목소리를 들어라
오늘은 내 차례요, 내일은 네 차례다
무례치 않다면 관속에 누운 시신을 보라
한줌 흙으로 먼지로 돌아갈
한낱 물체이더냐
몸을 형성하던 원소들이 바로 너였더냐
값으로 환산되는 몇 푼 안 되는 물질이었더냐
모든 존재의 마지막 돌아가야 할 원형인 흙은
화해와 용서로 하나 되는 제단인 것을
네 장례식에 참여한 친인척과 벗들은
그들은 너에게 누구인가
너는 지금 그들에게 무엇인가
한 사람이 가고 나면 음영(陰影)도 없지 않는가
그대 있었기에 그만큼 세상은 밝았고
그대 숨결이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고
너는 밤이면 어김없이 우리 인생 여정의 밤길을 비추는
반짝이는 한 별로 떠 있고 싶을 게다 김홍언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