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후 목요일

by 붉은노을 posted Jan 09, 2019 Views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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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당에서 드리는 예배는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1. 기도; 2. 성경봉독으로 모인 사람들 가운데 7명이 나와서 읽었으며; 3. 성경해설이나 가르치는 부분으로 되어있었다. 여기에는 전문적인 설교자는 없었고 회당장이 저명한 사람들을 초청해서 말하게 했고 그 후에 질의응답이 계속되었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 가서 예수께서 나서시어 그러한 기회를 이용하여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가르치신다. 고향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서 말이다.

 

    신학교 입학하고 첫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갔다. 첫 주일미사 후 나는 신자들에게 성당에서의 예법이며 전례 예절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 겨우 몇 달의 신학교 체험을 바탕으로 신자들에게 가르치려 들었다. 창피스러운 기억이다. 신학교 부제반이 되면 설교실무라는 수업이 있다. 사제생활에 가장 중요한 강론을 실제 연습하고 서로 평가하는 수업시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많이도 부족한 강론내용이었다. 신학교 과목 교회법 가운데 혼인법에 관한 수업도 있다. 그러나 사제가 되어 실제 상황에 직면해서 선배 신부님들이나 교회법 전공 신부님들에게 물어가며 배워 익히는 것이 더 실질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르익어간다.’라는 표현을 쓴다. 설익은 과일이 아니라 세상의 풍파를 견디고 이긴 이후에 제 맛이 드는 그런 과일을 무르익었다.’라고 한다. 새해가 시작 된지 며칠 지나지 않았다. 우리 삶의 경륜만큼 설익은 삶이 아니라 무르익어가는 그런 삶이 펼쳐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