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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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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계두 시릴로. 1932년 경남 마산 반월동 39번지에서 태어나셨습니다. 3남 2녀의 장남이셨습니다. 배 명숙 체칠리아 자매님과 결혼하여 2남 3녀를 두셨습니다. 첫째 김 정자 젬마와 한 보성 알폰소 사이에 1남 1녀를, 둘째 김 미숙 말가리따와 김 영식 유스티노 사이에 2남을, 김 영희 막달레나와 정인석 사이에 1남 1녀를, 김 도헌 도마와 최 경희 가브리엘라 사이에 2녀를 그리고 김 도우 미카엘이 있습니다.
  3살 때 부모님 따라 먹고 살겠다고 일본으로 가셔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학업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이어가시다 16세에 한국으로 가족과 함께 돌아오십니다. 명절날 땔감 구하러 산에 올라가 남의 집 과실수 열매 따먹었는데 동생들 대신하여 주인 빰 맞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장남으로서 책임감내지는 십자가였을 것입니다.
  39년 동안 철도 공무원으로 재직하시며 가정을 이끌었습니다. 24시간 근무 하시고 돌아와 잠을 청할 때 마당에서 뛰어노는 조카들에게 “야 이놈들아! 큰 아버지 잠 좀 자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만큼 집안 식구들에게 호인(好人)이셨습니다.
  김 계두 시릴로 형제님 집안이 천주교를 믿게 된 계기는 어머니로부터 입니다. 어머니가 마산 월남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으시고 레지오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레지오 장으로 장례를 치렀지요. 손자, 손녀, 며느리들이 세례를 받았고 결국 시릴로 형제님도 1980년 같은 월남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제수(弟嫂) 되시는 박 선희 카타리나 자매님께 물었습니다. ‘어떤 분이셨습니까?’ ‘10남매 가운데 가장 점잖고 남을 아프게 하지 않으며 남의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시는 심성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집안 식구 가운데 모범인 양반이셨습니다. 정(情) 많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었습니다.’시집간 누나는 아들 2, 딸 1를 두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6, 25 한국 전쟁 때 전사(戰死)합니다. 그런 조카들을 자식처럼 거두었던 분이셨습니다.  
  18년 전, 1999년 5월 30일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 전에 아파트 경비 업무를 하시면서도 8년 동안 풍으로 쓰러진 아내의 병수발을 혼자 다 맡으셨습니다. 자식들에게 또 집안 식구들에게 어떤 패(敗)도 끼치지 않으려 하신 심성의 소유자이셨습니다. 말수는 적었지만 가끔은 농담도 즐기셨습니다. 먼저 떠나보낸 아내가 그리웠던지 시릴로 형제님의 노래는 늘 그리운 아내를 생각하는 곡들이었습니다.
  낚시를 참 좋아했습니다. 둘째 딸 김 미숙 말가리따 자매님은 인사치레로 아버지와 몇 달 전에 약속을 했습니다. ‘아버지, 한 번 낚시하러 가요.’ 아버지는 정말 딸의 말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마 오늘은 하늘나라의 갈릴리 호수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낚시를 즐기시리라 상상해 봅니다.
  ‘배가 아프다’하셔서 병원에 갔더니 간암 말기였습니다. 늘 건강하셨는데, 새 아파트로 입주를 준비하셨는데, 줄자 챙겨들고 모델 하우스 구경도 가셨는데, 바느질이며 목수 일 배우며 미래도 준비하셨는데. 인도에서 근무하는 큰 아들 김 도헌 도마와 며느리 최 경희 가브리엘라. 이들은 이번 설에 아버지 뵙길 기대했건만 갑작스럽게 1달 보름만에 한 생애를 마치고 떠납니다. 딸 3을 두고 얻은 아들자식이고 며느리라 더 애정이 많았을 텐데 전화로 며느리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에 흡족하셨어야 했습니다. 6, 25 참전 용사로서 오늘 산청 호국원에 묻힐 것입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학교 성적이 자기가 기대한 만큼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도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마다 서둘러 나가는 곳은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이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피로와, 끝없는 업무와, 스트레스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결혼시킬 때 속으로는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에,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큰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어제 ‘아버지는 큰 나무’라고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울산에 사는 큰 딸 김 정자 젬마 자매님에게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뒷산의 큰 나무 같은 분이셨습니다.’하시기에 인터넷으로 검색 해 보았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글이 마음에 와 닿아 소개합니다. ‘큰 나무 밑에서는 작은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해도 큰 사람 밑에서는 작은 사람이 잘 자랄 수 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큰 사람들입니다. 다만 당신이 절감하지 못한 채 살고 있을 뿐.’ 아! 그랬군요. 아버지는 큰 나무가 아니었습니다. 큰 나무 그늘 아래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큰 사람 아래는 작은 사람이 잘 자랄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큰 사람이셨고 여러분은 작은 사람들, 곧 자식들이었습니다. 전화가 귀하던 시절 울산으로 시집간 큰 딸을 위해서 연말 수당 생기자 울산까지 가서 전화 개통하고 곧 바로 돌와오십니다. 큰 딸과 통화를 하고 싶어, 딸 목소리 듣고 싶어서.

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에,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큰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죽음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어야 할 존재이고 그러기에 죽음은 멀리 있는 남의 일이 아니라 항상 내 옆에 있는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때로는 잊거나, 혹은 애써 잊으려고도 하지만 그럼에도 죽음은 늘 우리 안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는 신앙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합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으로의 전환이며,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믿습니다. “주님, 믿습니다. 당신께서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고, 당신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당신의 말씀과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이 우리 모두의 영원한 구원이며 생명임을 믿습니다.”

‘오늘 이 세상 떠난 이 영혼 보소서.
주님을 믿고 살아온 그 보람 주소서. 세상의 온갖 수고 생각해 주소서.

김 계두 시릴로와 죽은 믿는 자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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