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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9.04.20 20:41

부활 성야 미사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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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빈 무덤의 의미

 

예수님 시대 당시 유대인들의 무덤은 우리나라 전통에 따른 둥근 무덤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토양은 특별합니다. 삽으로 조금만 파도 바위가 튀어나옵니다. 땅을 파서 시신을 매장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동굴형 무덤이었습니다. 야산 여기저기에는 석회석으로 된 천연동굴이 많았는데, 그 동굴을 무덤으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때로 바위벽을 파서 인공 동굴을 만들어 무덤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마련한 예수님의 무덤 역시 바위벽을 파서 만든 동굴식 무덤이었습니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은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명망 있던 의회의원이었던 그는 다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용기를 내어 예수님의 시신을 내어달라고 청합니다. 그는 참으로 치밀한 사람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예수님의 죽음 앞에 다들 정신도 못 차리고 있는데, 당황하지 않고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한 이후 장례절차를 꼼꼼하고 정확하게 수행해나갔습니다. 자신과 가족이 쓰려고 마련해둔 무덤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예수님을 위해 봉헌합니다. 시신을 잘 안치한 요셉은 큰 바위로 무덤 입구를 봉했습니다.

 

그런데 안식일 다음날 여인들이 무덤으로 달려가 보니 기가 막힌 광경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꼼꼼하게 봉한 무덤이 열린 것입니다. 너무나 황당해서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신을 감싸고 있던 수의만이 흩어져있었던 것입니다.

 

그 옛날 여인들의 눈앞에 펼쳐졌던 놀라운 광경, 빈 무덤은 오늘 우리들 눈앞에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빈 무덤은 우리에게 한 가지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더 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다. 누군가가 시신을 훔쳐간 것도 아니다.’ 그분은 당신께서 직접 말씀하신대로 죽음을 이기고 영광스럽게 살아나셨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명제 앞에 당시 사람들은 참으로 난감해했습니다. 예수님 이전까지 그 누구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는 모습을 그 누구도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빈 무덤 안에 여기 저기 흩어져있던 수의만으로 예수님 부활을 믿기에는 너무나 임펙트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였던 토마 사도까지 그분의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오늘 부활 성야에 우리 역시 빈 무덤 앞으로 초대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빈 무덤은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 예수님의 부활을 표현하는 빈 무덤 앞에 우리 역시 비워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빈 무덤 앞에서 우리 역시 불신과 의혹으로 가득 찬 우리 마음을 말끔히 비워내야 합니다. 알량한 지식과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경험을 깨끗이 비워낸 그 자리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찾아드실 것입니다.

 

타성에 빠진 신앙생활, 죽어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괜한 자만심과 우월감 등등 내 안에 가득 찬 바리사이적 기질들을 비워낼 때 분명히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바로 내 눈 앞에 당신의 모습을 활짝 드러내실 것입니다.

 

빈 무덤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우선 생각만 해도 소름이 오싹 끼치지 않습니까? 황량하고 을씨년스런 느낌, 희망과는 반대인 좌절, 끝이라는 그런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이 '빈 무덤'이라는 말 한 마디에는 우리 그리스도교의 가장 핵심적인 진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수난하시고 십자가 죽으셨다할지라도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 그리스도교는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빈 무덤을 만드셨기에 예수님이야 말로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심이 증명된 것이며 참된 우리의 구세주가 되셨다는 사실이 확증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기에 그분께서 그토록 힘겹게 지고 가셨던 십자가가 효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부활도 없습니다. 예수님 부활은 그분 혼자만의 영광이 아닙니다. 그분을 따르는 우리 모두의 영광이요 승리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다시 맞이한 부활성야, 예수님의 빈 무덤 앞에서 다시 한 번 예수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그저 무기력하게 죽어간 그런 사형수가 아니라 죽음을 물리치신 영광의 메시아이십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무덤을 스스로 열고 일어나셔서 우리와 함께 머무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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