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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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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다. 교회 역사에 성체 기적은 여러 번, 여러 지역에서 일어났다. 그 가운데 오늘 대축일일 지내게 된 배경이 된 사연은 이러하다.

 

 

  대축일의 배경-살아 있는 빵

1263년 프라하에는 베드로라고만 알려진 독일 신부가 살고 있었다. 그분은 신앙심이 깊었지만 성체성사, 곧 미사 때마다 의심이 일어나 고통을 받았다. ‘이를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니라.’ ‘받아 마셔라. 이는 내 피이다.’

   미사 때마다 축성어를 하면서도 과연 살과 피를 가진 그리스도께서 빵과 포도주의 형태로 성체 안에 현존하고 계시느냐는 의혹이 생겨서 괴로움을 겪고 있던 그 신부님은 로마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하였다.

   그 신부님은 로마에 있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무덤에서 의심을 풀어주시도록 기도를 요청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볼세냐를 거쳐서 성 크리스티나 성당에 이르게 된 신부님은 그 곳에서 미사를 집전하게 되었다.

   베드로 신부님은 평소 미사 때처럼 성체를 축성한 뒤 둘로 쪼개었는데 그 때 갑자기 붉은 피가 그 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또한 쪼개어진 성체의 윗부분이 한 덩어리의 살로 변한 것을 보았으며 성스러운 피가 성체포 위에 25개의 점으로 떨어지고 가시관을 쓰신 주님의 모습이 그 점 속에 나타나신 것을 보았다. 놀란 베드로 신부님은 미사를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고 재빨리 그 피 묻은 성체포를 제의실 상자 속에 숨겨두고 그 성당을 떠났다.

   그 후 베드로 신부님은 교황 우르바노 4세를 방문해서 이 비밀을 고백했으며, 교황님은 즉시 주교를 그 성당으로 보내어 성체와 성체포를 가지고 오도록 하는 한편 화가 라파엘에게 그 장면을 그리도록 하셨다.

   지금도 바티칸에는 그 때의 사건이 생생하게 그려진 라파엘의 그림이 잘 보관되어 남아있다. 또한 이 성유물을 기념하기 위해서 웅장한 성당을 지었으며 이 성당에는 아직도 피 묻은 성체포가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해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는 것은 바로 이 사건으로 교황 우르바노 4세가 성체 성혈 대축일을 교회 달력에 추가하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향기

   우리가 서양 사람들 만나면 노린내가 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서양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들 한다. 이는 서양 사람들이 고기와 빵, 그리고 치즈와 버터를 먹고 있으며,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가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서 노린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마늘을 필수적인 양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마늘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있다. 김치를 비롯하여 각종 찌개와 각종 국거리에 이르기까지 마늘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렇게 우리는 마늘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있기에 우리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먹고 마시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어떤 냄새가 나야 하겠는가?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먹고 마시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 덕분에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시면서 우리를 당신의 향기에 물들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또 다른 그리스도로 살게 하시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는 첫 번째 의미, 곧 나와 우리의 몸이 그리스도의 향기로 물들어 가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그리스도의 정신

   두 번째 반성해 볼 일은 이것이다. 아프리카의 식인종이 인육, 사람 고기를 먹는 것은 종교적 이유가 있다고 한다. 맹수로부터 그리고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준 용사들이 죽었을 때 그 강인한 용사의 살과 피를 먹음으로써 그 용사의 기와 정신을 받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예수님의 기와 정신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기와 정신이란 무엇인가? 희생, 사랑, 봉사, 섬김, 나눔 등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교회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보내면서 과연 나와 우리가 그리스도의 기와 정신으로 살아가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밥상의 기적

   칼릴 지브란은 이렇게 말했다. “밥상에서 기적이 이루어지기 위해, 자식에게 부모의 사랑을 일깨우기 위해 밥상을 통해 부모의 피와 땀과 좌절을 기억하게 해야 한다. 그 때 자식은 매일 먹는 밥이 단순한 밥이 아니라 부모의 살과 피의 제물로 이루어진 것임을 깨닫고,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매일 감사하며 살 수 있다”(칼릴 지브란).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성혈을 받아 모신다. 그저 아무 맛도 없고 포만감도 주지 못하는 적은 양의 밀가루를 먹고, 가격으로 따지면 그리 고급지지도 않은 와인(포도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살과 피를, 그분의 생명을, 그분의 희생과 사랑을 영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애끓는 사랑을 깨닫고 기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매일매일 주님의 밥상에 초대되어 밥 한 술, 국 한 술 뜨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선행되어야 할 마음가짐이자 기적이다. 이제 예수님의 살과 피가 우리 몸으로 들어와 우리가 빵의 기적, 밥상의 기적을 일으켜야 할 몫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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