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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9.02.09 23:57

연중 5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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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오늘 복음의 주제는 분명하다. 주님의 부르심과 제자들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갈릴래아 호수는 시몬 베드로와 동료 모두에게 삶의 터전이었다. 그들에게 이 호수를 떠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과의 이 만남이 그들 삶의 미래를 바꾸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늘 고기잡이로 배를 가득 채울 만큼 만선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밤새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이렇게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멍하니 새벽을 맞이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셨다. 예수님이 오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베드로도 그물을 손질하면서 가만히 들어보니 나자렛 출신의 예수라는 양반이 소문에 듣던 바대로 권위가 있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만도 했다. 이런 때 고기를 많이 잡아 모여든 사람들에게 팔아 한 몫 잡았어야 하는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고기잡이의 초보자인 나자렛 출신의 예수라는 양반이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란다. 다른 일은 몰라도 이 갈릴래아 호수에서 잔뼈가 굴은 자기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분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앞에서 이 양반을 무시할 수도 없고, 체면은 차리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복음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또 밤새 그물을 던져 허탕을 치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저 호수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갈 고기 잡는 어부의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시몬은 고기잡이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내세우려 하지 않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분의 초대에 기쁜 마음으로 응답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제 고기 잡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운명으로 바뀌었다.

 

 

부르심과 응답

   예수님께서는 시몬을 당신의 제자로 부르시려고 그를 초대하셨다. 시몬은 그 초대에 열린 가슴으로 응답했고, 그 응답에 예수께서는 놀라운 기적으로 보답해 주셨다.

   우리는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늘 하느님의 부르심과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다. 하느님의 이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겸허하게 우리 자신을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자신을 비워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때, 거기 길이 열리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가야 할 길이 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결과가 뻔히 내다보이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우리 자신이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그리고 우리가 지닌 재주와 재능을 버리고 정말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쉬운 일일 수는 없다. 하지만 주님의 부르심과 초대에 우리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오늘 복음의 시몬 베드로가 보여주고 있다. 하느님의 부르심, 이는 당신의 크신 권능을 보잘것없는 우리를 통해서 드러내시기 위함이고, 또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말씀을 선포하시기 위함이다.

   사제 서품 후 첫 미사 때, 새 사제들의 인사말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통의 인사말이 있다. 그것은 부족한 저를 불러 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이다. ‘부족한 저그렇다. 구약의 수많은 예언자들도, 바오로 사도도 부족함을 알았다. 오늘 복음의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고백한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운명 예화 - 운명이 갈린 두 형제

   어느 가난한 가정에서 똑같이 자란 형제가 있었다. 그런데 형은 구걸하는 처지의 생활을 하는 반면 동생은 훌륭한 대학 교수가 되었다. 기자가 두 사람을 취재하기 위해 먼저 형제가 자란 집에서 살고 있는 형을 만났다. 그 집에는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는데 “Dream is nowhere”(꿈은 어느 곳에도 없다)라고 쓰여 있었다. 형은 20년이 넘게 그 글귀를 보면서 삶을 비관하며 살았던 것이다.

   기자는 동생의 연구실로 찾아갔다. 그리고 혹시 어렸을 때 집에 걸려 있던 액자를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교수는 , 알다마다요. 그런데 혹시 그 글귀의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 아니었나요?” 하고 반문하는 것이 아닌가. 동생은 그 글을 “Dream is now here”(꿈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읽었던 것이다. 이 해석이 동생에게 꿈을 불어넣었고 동생의 운명을 바꾸었다.

꿈을 가진 사람과 꿈이 없다고 비관하는 사람은 이처럼 하늘과 땅만큼 운명의 차이를 가져온다. 누구에게나 이 땅에 주어진 것은 같다. 하지만 그 선택과 땀은 자기의 몫이다.

 

   고기잡이 어부의 삶으로 남을지 아니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사람 낚는 어부의 삶을 이어갈지는 우리 각자의 선택이고 몫이다. 그것은 운명이다.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운명이다. 오늘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어떤 운명의 미래를 펼쳐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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