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의 ‘빈 배’ 이야기
方舟而濟於河 有虛船來觸舟 雖有惼心之人不怒 有一人在其上 則呼張歙之 一呼而不聞 再呼而不聞 於是三呼邪 則必以惡聲隨之 向也不怒而今也怒 向也虛而今也實 人能虛己以遊世 其孰能害之! - 莊子 外篇 第20篇 山木
한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그 배 안에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 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장자의 외편 산목편에 실려 있는 이 빈 배(虛舟) 이야기는 시남자(市南子)라는 사람이 노(盧)나라 임금에게 한 충고이다.
배를 나란히 하고 황하를 건널 때 만약 빈 배가 와서 자기 배에 부딪힌다면 비록 마음이 좁은 사람이라 해도 성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그 배에 타고 있다면 소리쳐 배를 다른 곳으로 저어가라고 할 것입니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칠 것이고, 그래도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치면서 반드시 욕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는 성내지 않다가 지금은 성내고 소리치는 것은 앞의 배는 빈 배였는데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기를 텅 비우고 세상을 노닌다면 그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
저 빈 배처럼 내 마음이 비어있으면 아무렇게 부딪쳐도 상대방의 원한을 사지 않겠구나! 그래서 장자는 말한다.
人能虛己以遊世, 其孰能害之 (인능허기이유세, 기숙능해지)?
"사람이 능히 자기를 비워 세상에 노닌다면, 누가 감히 그를 해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