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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2.18 14:39

사순 1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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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이라는 숫자-사순절
  지난 재의 수요일부터 40일 동안의 긴 여정,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은혜로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 제 1독서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이다. 여기서 하느님은 비뚤어진 세상을 정화하시고 노아와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해 세상을 홍수로 쓸어버리셨다. 이 기간이 40일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데 걸린 기간이 40년이다. 모세가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나이 산에 머문 시간이 40일이다.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온갖 유혹을 받으시며 보낸 시간 또한 40일이다. ‘40’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새롭게 펼쳐질 큰 사건을 앞두고 자신을 정화하고 단련하며 충분히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광야에서의 생활-사순절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시작부터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다. 사막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 강우량이 적다는 것. 그래서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곳이란 점과 두 번째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곳이어서 짐승과 소수의 유목민 외에는 생존하기 힘든 곳이란 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광야가 어찌하여 유혹의 장소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유혹은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 잘 곳이 풍요로운 곳에서 쉽게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광야나 사막은 삶에 필요한 것들이 거의 없어 유혹의 여건도 별로 없는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곳에서 유혹을 겪으셨다고 전한다. 예수님의 유혹 이야기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이들보다 가진 것 포기하고 음식 절제하며 열심히 살기로 결심하는 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오는 것이 유혹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 신자들은 “신부님, 사순절이 되면 왠지 더 유혹이 심하게 다가옵니다.”라고 말을 하곤 했었다.

유혹의 세상
  요즈음 세상에는 “욕망을 채워줄 터이니 나를 선택하라.”는 광고가 널려 있다. 로버트 그린은 “유혹의 기술”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유혹으로 통한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읽는 첫 번째 코드로 서슴없이 ‘유혹’을 꼽았다. 그만큼 유혹은 남녀관계의 차원을 넘어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움직이는 키워드로 부상했다. 유혹은 선거 전략이나 PR기술, 광고 및 마케팅 전략 등 현대사회의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뱀이 하와를 유혹해 선악과를 따먹게 한 뒤 인간은 서로 유혹하며 유혹당하며 살고 있다.
  유혹은 독약과 같지만 달콤합니다. 물질의 유혹, 명예의 유혹, 권세에 대한 유혹, 성에 대한 유혹 등 모든 유혹은 위장하고 천천히 다가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혹은 늪처럼 강력하다. 어쩌면 유혹만 잘 이겨도 인생은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은혜의 사순절
  교회의 전통적인 표현을 따르면 “사순절은 하늘의 은총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시기”라고 했다. 분명 사순절은 은혜의 때이며 신앙생활에 있어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그분의 수난으로 인해 나의 죄가 아무리 많고 나의 마음이 아무리 검다 해도 나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나의 마음을 백설같이 희게 만들어 주시고, 나의 삶이 구차하고 어리석은 탐욕에 찌들려 그분을 멀리하고 살았다면, 새롭게 나의 삶을 시작하도록 은혜를 내려주시는 시기이다.
  지금도 아랍세계에서는 물건을 훔치면 그 손을 끊어버리는 법이 있다. 그러나 끊어야 할 것은 그 손인가 아니면 도둑질하려는 그 마음인가? 누군가와 싸웠다면 화해가 먼저인가 아니면 미움을 없애는 것이 먼저인가? 욕을 하고 남을 비방하는 사람이 고쳐야 할 것은 그 입인가 아니면 좋지 않은 그 마음인가?
  우리가 정작 끊어야 할 것들은 끊지 않고, 술, 담배, 음식 같은 외적인 것만 끊으면서 자기만족에 빠질 사순시기가 아니길 늘 경계해야 한다.

북극곰의 생존을 위한 도전
  북극곰은 수 만년 동안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음 구멍을 뚫어 물범을 잡아먹고 살았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북극얼음이 점점 녹기 시작했다. 북극곰은 어떻게든 선택을 해야 했다. 지금처럼 얼마 남지 않은 얼음구멍을 찾아 치열하게 버티기를 하든지 아니면 어떤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육지로의 탐험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그 중 얼음구멍을 사수하지 못한 불행한 북극곰들은 어쩔 수 없이 수백 킬로를 헤엄쳐 육지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북극곰은 긴 여정 속에 바다를 헤엄쳐 도착한 육지에서의 새로운 먹잇감인 기러기 둥지와 오리 둥지를 발견하게 된다. 결국 어려움에 처했던 북극곰에게 있어 기러기 둥지와 오리 둥지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전멸할거라는 과학자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북극곰은 수 만년동안 조상으로부터 전수받은 생존 노하우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한 결과 기러기 둥지를 발견하였고 종의 멸종을 극복하게 된 것이다.

세례-새로운 생존 방식
  그러면 신앙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기러기 둥지는 어디에 있는가?

  1독서에서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40일의 홍수가 지나 살아남았듯, 우리도 물의 세례로 구원받았다. 노아에게 새 생명을 준 방주가 기러기 둥지였다면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 우리에게 세례는 바로 기러기 둥지일 것이다. 그러면 세례로 기러기 둥지를 찾은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회개의 삶이어야 한다. 나의 삶에 거짓이 있다면 진리에로 나아가야 하고, 나의 삶에 불의가 있다면 정의에로 나아가야 하며, 나의 마음에 미움이 있다면 사랑에로, 나의 마음에 갈등이 있다면 평화에로, 나의 마음에 단죄가 있다면 용서에로, 나의 마음에 눈물이 있다면 기쁨에로 나아가기 위해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나 중심에서 벗어나 하느님께로 나를 돌리는 회개인 것이다.

예화 -사람 잡기-마음잡기
  어느 날 마당에서 토끼에게 풀을 먹이던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토끼는 어디를 잡아야 꼼짝 못하지요?”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야 귀를 잡으면 되지.” 바로 그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담장 위를 지나갔다.
이 모습을 보고는 아이가 다시 묻는다.
“엄마, 그러면 고양이는 어디를 잡아야 하지요?”
“목덜미를 잡으면 되지.”
그리고 이번에는 어머니가 오히려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겠니?”
  아이는 곧바로 대답하려고 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를 잡아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귀를 잡는 것도, 목덜미를 잡는 것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어머니는 답을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 이제 아이는 자라서 엄마 나이만한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람은 목덜미를 잡아도, 또 팔을 잡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오직 마음을 잡아야 제대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사순 시기는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은혜로운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타인의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로 잡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40일이라는 사순절을 지나 구약의 노아 홍수 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축복의 무지개를 다시 세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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