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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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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_1~1.jpg

 

그리움과 감사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추석, 한가위이다. ‘한가위란 말은 농경문화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수의 한가운데에 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이름은 그 역사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가운데라는 말마디와 관련이 있다. 음력 815일은 봄부터 시작해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1년 중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달이 가장 둥그렇고 가깝게 보이는 대표적인 명절이기 때문에 한가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가위, 추석은 분명 감사의 명절이다. 하늘에 대한 감사, 땅에 대한 감사, 조상님에 대한 감사이다.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듯이 우리 조상님들의 열매는 자손들이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세상을 떠나신 조상님들을 생각하고 이렇게 미사를 봉헌한다. 한가위, 추석은 분명 감사의 명절이지만 그 감사의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이시다. 그래서 이렇게 미사를 봉헌하면서도 조상님들과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께 감사의 예물, 제물, 미사를 드린다.

 

세 개의 고향

   우리에게는 세 개의 고향(故鄕)이 있다. 아마 보통의 사람은 한 가지 고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에게는 3가지 고향이 있다.

첫째는 육신의 고향, 즉 내가 태어난 곳이고, 둘째는 신앙의 고향, 즉 하느님을 알게 된 곳이며, 셋째는 영원한 고향, 즉 우리 조상이 계시고 내가 죽은 후에 가야할 궁극적인 곳을 말한다.

   첫 번째 육신의 고향은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고향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오랜만에 찾아가도 어린 시절 추억이 배어 있고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낯설지 않으며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두 번째 고향인 신앙의 고향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나에겐 사실 육신의 고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앙의 고향이다. 사제가 되어 첫 미사를 봉헌한 성당이다. 그렇다면 신자들은 신앙의 고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첫째는 내가 세례를 받은 곳이 신앙의 고향이다.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 처음 태어난 곳, 인생에 새로운 전환의 Turning Point가 된 곳이 신앙의 고향이다. 또 내가 결혼했던 성당이 신앙의 고향이다. 배우자와 일생을 함께할 것을 하느님과 많은 친지들 앞에서 서약하고 맹세했던 그 성당, 그리고 부부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낳아서 유아 세례를 시켰던 그 성당은 신앙의 고향이다. 그래서 신앙의 고향을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제일 중요한 고향이 있다. 옛날부터 많은 신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본 고향, 근본적 고향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느님께로 돌아갈 운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숨이 끊어졌을 때 이를 죽었다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셨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바로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영원한 하느님이 계신 그 곳, 우리 선조들이 이 세상을 떠나서 돌아간 그 곳, 본 고향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 신앙인이 돌아가야 할 곳은 하느님 나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본 고향을 믿고 희망하면서 살고 있다.

찾아갈 육신의 고향만 있어도 행복할 텐데 나에게 힘을 주는 고향이 세 개씩이나 되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이 중에서도 우리 선조들이 가 계신 영원한 고향, 본 고향이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다 죽는다. 영원한 고향이 있는 사람은 죽음에서조차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믿기에 이 세상의 삶이 더 행복하고 죽은 뒤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다.

 

추석 예화

   옛날에 기어 다니는 앉은뱅이가 있었다. 추운 겨울밤이면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남의 집 굴뚝을 끌어않고 밤을 보내고, 낮에는 장터를 돌아다니며 빌어먹으며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장터에서 구걸하는 맹인을 만났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끌어 앉고 울면서 같이 살기로 하였다. 앉은뱅이는 맹인에게 자기를 업으면 길을 안내하겠다고 하였다. 맹인이 앉은뱅이를 엎고 장터에 나타나면, 서로 돕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던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넉넉한 인심을 베풀었다. 그러다보니 빌어먹고 살기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보는 놈이 똑똑하다고 하였던가, 점차 앉은뱅이는 맛있는 음식을 골라먹고 맹인에게는 남은 음식을 나누어 주다보니 앉은뱅이는 점점 무거워지고, 업고 다니며 힘 던 일을 하는 맹인은 점점 약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시골 논길을 가다가 등에 업힌 무거운 앉은뱅이를 이기지 못해 쓰러지면서 결국 모두 도랑에 처박혀 죽고 말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똑똑하고 능력 있다고 베풀지 않고 혼자만 배를 채우다 보면 앉은뱅이의 실수를 할 수가 있다. 우리도 균형을 잃으면 공멸할 수 있다.

 

현실

   식사 후 적극적으로 밥값을 계산하는 자는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돈보다 관계를 더 중히 생각하기 때문이고, 일할 때 주도적으로 하는 자는 바보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다툰 후에 먼저 사과하는 자는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을 아끼기 때문이다.

늘 나를 도와주려는 자는 빚진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늘 밴드로, 카톡으로 안부나 유용한 정보를 보내주는 자는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늘 당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과 균형 잡힌 태도, 이것이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 축제를 보내는 우리 신앙인의 덕목이어야 하겠다.

 

   추석 명절이다. 감사하는 명절이다. 땅에 대한 감사, 조상님께 대한 감사, 무엇보다 이렇게 대 가족으로 명서동 성당에 모여 합동 미사를 봉헌하는 하느님께 감사 드려야 한다.

 

달빛 기도 - 한가위에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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