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7주간 수요일

by 붉은 노을 posted May 19, 2018 Views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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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모든 일이 하기 귀찮아지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본능대로 움직이고 싶을 때가 있다. 하던 일에 손을 다 떼고 자기의 본분 따위 다 잊어버리고 마음대로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신부로 살아간다고 해서 그런 유혹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사제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시간 안에서, 사제가 홀로 있더라도 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악으로 기울지 않고,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컨트롤 하는 것 역시 내 옆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에게 자극을 주는 신자들이 있어서 가능하다.

  오늘 독서는 바오로 사도가 마지막으로 에페소 교회의 원로들에게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회 안에서 공동체를 돌보는 사제들의 모습도 이러해야 할 것이다. 그가 에페소 교회에서 보여 주었던 모범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사제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그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한 바오로의 말에 마음이 매우 아팠던 것이다. 그들은 바오로를 배 안까지 배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