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간 목요일

by 붉은 노을 posted Mar 01, 2018 Views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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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복음의 비유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위로의 말씀이다. 굶주림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에 대해 무관심하고 외면하는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다. 제 돈 가지고 잘 먹고 잘 살았던 것은 비난할 게 못 된다. 하지만 부자는 라자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죄이다.
  따라서 신앙인들에게 죄는 십계명이나 신자의 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죄를 범하는 것보다 더 무거운 죄가 있다. 그것은 무관심이다. 이 세상 고통과 궁핍을 방관하는 죄이다. 이웃의 고통과 고난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죄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누구 때문이겠는가? 바로 우리 자신이요 우리의 무관심 때문이지 않겠는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뒤 15세부터 스스로 생계비를 벌며 살아야 했던 프랑스의 시인 쟝 루슬로의 ‘너무 작은 심장’이라는 제목의 시(詩)가 있다.

<너무 작은 심장-쟝 루슬로>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숲을 쓰러뜨려
나무들을 가져다주어야지.
추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빵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배고픈 사람들의.

그러나 그 위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비가 내려 바람을 잠재우고 빵을 녹여
모든 것들이 이전과 같이 되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여전히 배가 고프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아.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