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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2.04 13:26

연중 5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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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욥 이야기
  오늘 제 1 독서는 고통 한가운데 있는 인간, 욥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일곱 아들과 세 딸을 두고 막대한 재산을 소유한 복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연달아 닥친 불행은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을 앗아간다.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전부 잃고, 재산도 사라지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악성 종양이 덮쳐 건강마저 잃어버린다. 엄청난 고통에 짓눌린 욥은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라고 부르짖으며, “더 이상 행복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절망의 말을 내뱉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하면 누구나 욥처럼 절규하면서 몸부림칠 것이다.
  구약성경 욥기를 읽다보면,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인생의 가장 큰 고달픔과 고통을 보는 것 같다. 고통 속에 허덕이다가 지쳐서 이제 더 이상 고통과 병과 싸울 힘과 용기가 없어서, 어서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욥의 모습을 보면서, 암이 말기가 되었다고 선고받은 환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왜 하필 내가 암에 걸려야 하는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도대체 왜 내가 암에 걸려 죽어야 한다는 말인가? 하느님이 도대체 뭐야? 나는 죽을 수 없어. 아직 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단 말이야.”

시몬 장모의 열병
  시몬의 장모가 열병을 앓았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엄청 열 받을 일이 있었나 보다. 급기야 드러눕게 되었다. 사위라는 놈이 하루아침에 처자식 버려두고 예수라는 사람을 따라나섰으니 열 받을 만도 하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따라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잡이하던 짓이나 할 것이지 호수를 떠나 무슨 재주로 이 험한 세상 살아간다는 말인가. 예수가 출세 길 보장해 줄 일도 없다. 떠도는 소문에 예수의 인물됨이 그렇게 썩 내키지도 않았다.
  시몬 베드로는 자기 장모님이 드디어 앓아누웠다는 소문을 들었다. 혼자 찾아가자니 다리몽둥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예수님께 청한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정말 다행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밖에 없다. 그래서 삶의 터전인 갈릴리 호수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서지 않았던가. 31절 이하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주변 마을로 퍼져나갔다. 복음은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고 전한다. 시몬 베드로, 이제 드디어 체면을 차렸다. 예수님을 따라나선 명분이 생긴 것이다. 예수님은 병자들의 병을 치유하시고 마귀를 쫓아내셨다. 예수님에 관한 소문은 희망의 복음이 되었다. 예수님은 말씀의 희망뿐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시는 희망 그 자체였다.

현대인
  독일의 신학자 ‘찡크’는 희망의 곁에서도 그 희망을 찾지 못하고 죽어가는 현대인들의 처지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사하라 사막을 횡단합니다. 그런데 이내 식수가 떨어지고 청년은 갈증으로 실신하여 쓰러집니다. 잠시 깨어난 청년의 눈앞에 야자수가 보였고,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는 죽게 되니까 신기루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애써 눈을 감은 청년은 절망감에 생(生)을 포기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소리와 물소리가 또 들려옵니다. 청년은 정말 죽게 되니 환청이 들린다 생각하고 눈을 감습니다. 이튿날 아침, 사막의 베두인이 어린 아들과 함께 오아시스 가에 물을 기르러 나왔다가 입술이 타들어 죽어있는 청년을 발견합니다. 그러자 어린 아들이 아버지에게 묻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은 왜 물가에서 목말라 죽었나요?’ 아버지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합니다. ‘얘야, 여기 죽어있는 이 젊은이가 바로 현대인이란다.’

  그토록 많이 배우고, 많이 가졌으며, 많은 안락을 누리고 있는 문명인임을 자처하면서 그렇지 못한 이들을 ‘미개인’ ‘원시인’ 취급을 하면서도 실제의 삶은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불쌍한 현대인들, 그들에게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오아시스가 바로 곁에 있다고 알려주는 일, 그것이 복음 선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오아시스의 물은 언제나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혼자서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며 나눌 때, 세상의 갈증은 사라질 수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세상 갈증과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청량한 복음의 생수를 전하시던 예수님의 삶을 우리도 살아야 한다.

잃은 것과 가진 것
  "우리 생애 최고의 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헤롤드 럿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차 대전 중 공수부대원으로 전투에 나갔다가 포탄에 맞아 두 팔을 잃게 된 헤롤드 럿셀은 불구자가 되고 참혹한 좌절에 빠진다.  당시 럿셀은 스스로를 쓸모없는 하나의 고깃덩어리가 되었다고 절망한다. 그렇게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우연한 계기를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며 자신에게 아직 잃은 것보다 남아 있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의사가 그에게 의수를 만들어 주었다. 그것으로 희망을 주는 글을 쓰고 타이프도 치기 시작한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화되어 직접 불구자의 모습으로 출연하게 된다. 그는 정성을 다해 연기를 했고 그 해 동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는 이유로 아카데미 특별상을 받았고 상금은 상이용사를 위해 기부하였다. 어떤 기자가 찾아와 물었다. "당신의 신체적인 조건이 당신을 절망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그는 결연히 대답한다. "아닙니다. 나의 육체적인 장애는 나에게 도리어 가장 큰 축복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잃어버린 것을 계산할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남은 것을 사용할 때 잃은 것의 열 배를 보상받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만 눈을 돌릴 때 그곳에는 오직 절망밖에 보이지 않는다. 불가능밖에 없다. 그러나 그 잃은 것을 넘어 가진 것을 세어 보면 더 많은 가능성이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헤롤드 럿셀은 우리에게 그런 삶,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희망의 복음
  진정 기쁨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희망의 복음이 선포될 자리는 없는 것일까? 결코 그럴 수는 없다. 더 암울한 인류의 역사에서도 기쁜 소식은 전해졌고, 기쁜 소식을 들은 이들은 진정 악조건 속에서도 기쁨을 살았다. 이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기쁨의 복음을 살지 못했음을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 희망의 길, 복음의 길이 세상 어려움을 이길 수 있고, 아직도 살아갈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도록 종의 자세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슬픔에 빠진 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외쳐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찾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마르 1, 38).

신이 내게 소원을 묻는다면 - 키에르케고르

신이 내게 소원을 묻는다면
나는 부나 권력을 달라고 청하지 않겠다.
대신 식지 않는 뜨거운 열정과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영원히 늙지 않는 생생한 눈을 달라고 하겠다.
부나 권력으로 인한 기쁨은
시간이 지나가면 시들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생생한 눈과
희망은 시드는 법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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