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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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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휴가 - 정 채 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5분만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문학 작가 정채봉 프란치스코님의 어머니의 휴가입니다. 윤 화순 엘리사벳. 진해 웅동에서 태어나 88세를 일기로 한 생애를 마치고 하늘나라에 오르십니다. 문영지와 35녀를 두셨습니다. 첫째, 딸 문신자가 21남을, 둘째, 아들 문양규가 11녀를, 셋째, 딸 문신정이 21남을, 넷째, 아들 문양도 미카엘과 천둘이 미카엘라가 1남을, 다섯째 딸 문신미 라파엘라가 1남을, 여섯째 아들 문정도 가브리엘과 하경순 마리아가 11녀를, 일곱째 딸 문신옥이 11녀를, 여덟째 딸 문미숙이 2녀를. 그렇게 8남매를 낳아 기르셨습니다.

   남편 문영지는 진해 해군 정비창에서 근무하셨고 고인(古人)은 성주사 골짜기 계곡 자갈밭을 일구며 8남매를 키우는 억척같은 여인이셨습니다.

   다섯째 딸 문신미 라파엘라는 불교에 또 아주버님이신 목사님 때문에 개신교(3개월)에 잠시 몸을 담았지만 무교로 지내다 결국 반송 성당에서 천주교 신자로 신앙생활을 시작합니다. 막내딸 문미숙의 자녀 조윤주는 카타리나, 조민경은 데레사로 반송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신앙의 길을 걷게 됩니다. 넷째 문양도 미카엘과 아내 천둘이 미카엘라는 명서에 교적을 두고 레지오 활동도 잠시 했던 신앙인이었습니다. 여섯째 문정도 가브리엘은 문고운 유스티나와 문성우 파비아노를 낳았으며 아내 하경순 마리아는 모태 신앙인으로 아버지는 남해본당 공소회장직을 맡기도 하셨습니다.

넷째, 아들 문정도 가브리엘은 군복무 중 결핵을 앓았습니다. 윤 엘리사벳은 마산 가포 국군통합병원까지 걸어서, 버스타고, 또 걸어서, 비를 맞으며 그렇게 자식을 위해 보신탕 한 그릇 담아 찾았습니다. 아니 사랑을 담아 자식을 만나러 오셨습니다. 윤 엘리사벳은 그런 어머니셨습니다.

   8남매 가운데 소아마비를 앓아서 눈에 넣어 더 아파했을 딸 문 라파엘라. 자식들의 운동회 때 어머니는 달리기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체력이 좋아서, 달리기를 잘해서 1등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모든 자식이 1등이었고 소아마비 딸 문 라파엘라는 결코 놓칠 수 없는 1등 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6년 개근상은 최고의 상이었습니다. 매일 4km, 10리 길을 자식과 함께 걸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걸었습니다. 그 길은 자식의 아픔을 함께 하셨던 성모님과 함께 하신 길이었습니다. 성모님의 길, 예수님의 길,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윤 엘리사벳은 그런 우리 어머니의 모진 모성애(母性愛)를 보여주신 분이셨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죽음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어야 할 존재이고 그러기에 죽음은 멀리 있는 남의 일이 아니라 항상 내 옆에 있는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때로는 잊거나, 혹은 애써 잊으려고도 하지만 그럼에도 죽음은 늘 우리 안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는 신앙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합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으로의 전환이며,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믿습니다. “주님, 믿습니다. 당신께서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고, 당신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당신의 말씀과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이 우리 모두의 영원한 구원이며 생명임을 믿습니다.”

 

오늘 이 세상 떠난 이 영혼 보소서.

주님을 믿고 살아온 그 보람 주소서. 세상의 온갖 수고 생각해 주소서.

 

  윤화순 엘리사벳과 죽은 믿는 자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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