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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10.13 23:40

연중 28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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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청년 이야기

   오늘 복음은 부자 청년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묻는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해라.” 그러자 그가 대답한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다고. 그런데도 자신에게 영원한 생명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예수님 앞에 나아 온 것이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나를 따르라그는 울상이 되어 돌아갔다.

 

인간의 불행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인간이 한 평의 땅뙈기에 울타리를 치고서 이것은 내 것이야!”라고 외치게 된 날부터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왜 그것이 불행의 시작일까? 그것은 인간이 자기 것이라고 여긴 땅에 자신의 마음까지 울타리로 가두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땅에 울타리를 치고 난 뒤 타인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땅에 울타리를 치면서 타인에 대한 시선도 변하게 된다. ‘혹시 누가 내 울타리를 넘어오지는 않을까?’ 그의 눈에는 이웃이 잠재적인 위험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재물보다 지혜 찾기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 탈레스에 관한 일화이다. 밀레토스 지방의 어느 젊은이가 어부에게 돈을 주면서 고기잡이를 부탁했다. 그런데 어부가 던진 그물 속에는 물고기 말고도 황금으로 된 물병이 하나 들어 있었다. 어부와 젊은이는 서로 그것이 자기 것이라고 싸우다가 결국 법정에 가서 고소를 했는데 법정에서도 판결이 나질 않아 마침내 델포이 신전에서 신의 뜻을 묻기로 했다.

   신의 대답은 물병은 가장 지혜 있는 자의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황금물병은 철학자인 탈레스에게 보내어졌다. 그러나 탈레스는 자신이 가장 지혜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다른 현자에게 보냈다. 결국 피타코스, 비아스, 솔몬 등 그리스 칠현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차례로 보내어졌지만 돌고 돌아 탈레스에게 돌아오고 말았다. 그러자 탈레스는 그 황금물병을 델포이 신전에 헌납해 버렸다고 한다.

 

    오늘 독서가 말하는 지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연결해 주는 끈이다. 지식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가 교리시간이나 강론을 통해 듣고 배우는 것은 지식이 된다. 지혜는 그것을 행동으로 드러내어 빛을 발하는 것이다. 결국 지혜가 없는 지식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은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지혜이어야만 한다.

   솔로몬은 바로 이런 지혜를 청했고, 하느님께서는 그의 겸손에 탄복하여 부와 명예까지도 함께 주셨다. 그리스의 현자들이 서로의 지식을 내세웠다면 황금물병은 아마 일곱 조각으로 아니 그 이상으로 쪼개어졌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지식이 아닌 지혜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 하느님의 은총은 지혜 있는 자를 세상의 빛으로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의 신앙은 지혜를 간구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식으로 간직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것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당신이 아끼던 난() 화분이 하나 있었다. 적당한 햇빛과 수분을 머금어야 할 난 화분이었다. 그래서 정성에 정성을 기울였다. 좋은 비료도 구해오고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당신이 떨면서도 실내 온도를 높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여름 장마철에 외출을 하게 되었는데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사실을 깨달았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빛이 원망스러웠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스님은 이때 알았다고 한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난초에 너무 집착해버린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며칠 후 그 난을 친구에게 안겨주고서야 비로소 얽매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살아생전에 스님은 말씀하셨다. “행복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집착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地上)의 생활을 접고 돌아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된 것이다. 물론 일상에 소요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 가졌을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主客)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진정한 나눔

  재물은 분명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데 큰 도구가 될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하지만, 재물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남는다면, 또 재물이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린다면 하느님과 이웃을 다 잊어버릴 정도라면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데 오히려 장애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재산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하는 문제를 얘기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어떨까? 자신도 모르게 복음에 나오는 부자 청년처럼 마음은 재물에 두고, 그저 계명을 지키는 삶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지하게, 큰 이상을 품고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섰지만, 신앙의 길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재물이 삶의 목표인양, 살아가는 이 시대에 우리의 마음이 재물에 매여 있지 않고, 진정한 나눔을 통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주님의 자녀이길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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