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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9.02.04 21:33

설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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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아침에

                                                                 김 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신앙인의 설

   신앙인의 설을 이렇게 그려봅니다. “은 묵은해를 떨쳐버리고 새로 맞이하는 한 해의 첫머리입니다. 우리 민족은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설빔)으로 갈아입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어제의 내가 아니라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올립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가 함께 성당에 모여서 조상님들을 위해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주심에 감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 한해도 성실하게 깨어 신앙생활을 하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이것이 신앙인들의 설입니다.

 

만남의 자리

   해마다 설 명절이 되면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멀리서 지내던 사람들도 부모와 형제를 찾아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모여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들께 차례를 지냅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있게 해 주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설 명절은 죽은 이들과의 만남입니다.

   그리고 설 명절에는 산 이들과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집안 어른들과 친지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고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함께 모인 이들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가족과 친지의 안부를 묻습니다. 지난 일들, 이룬 일들과 이루지 못한 것들, 기쁨과 슬픔, 보람과 아쉬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래서 설 명절은 산 이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설은 죽은 이들과의 만남과 산 이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자리입니다.

 

신앙의 충실함

   옛날 중국에 육험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우 가난했지만 포목점 점원으로서 매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포목점 주인은 천금을 가진 부자였지만 지나칠 정도로 검소했으며 여간해서는 돈을 쓰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주인에게 장사에 관한 많은 것을 배우던 육험은 어느 날 독립을 결심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었습니다. 매우 가난해서 도저히 장사를 할 밑천을 마련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날을 고민하던 끝에 그는 주인에게 돈을 융통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워낙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에게는 돈을 융자할만한 아무런 보증물도 없었기 때문에 육험 자신도 주인이 허락해 주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주인은 육험에게 많은 돈을 내어 주었습니다. ‘장사의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 돈으로 육험은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었으며 훗날에는 나라의 돈을 운용하는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포목점 주인이 육험에게 돈을 융통해 주지 않았다면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육험이 돈을 융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겠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육험의 성실함과 충실함입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만 포목점 점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충실하게 지내온 육험 자신을 포목점 주인은 높이 평가하고 신용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충실한 종에 대한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준비하고 있다가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비유의 끝에 사람의 아들이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올 한해도 그렇게 언제올지 모르는 주인을 깨어 기다리는 충실한 종, 준비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언제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은 행복하다 했으니 새해에 우리의 행복은 여기서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느님의 손길

   갑자기 우리의 계획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질 때, 지금 우리가 계획하고 염원하는 대로 한 해가 풀려 나가지 않고 뜻밖에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어 나아갈 때에도, 우리의 믿음은 그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알아보는 혜안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분명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풀려 나가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의 길을 인도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올 한해 우리의 작은 소망과 계획이 주님 안에서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금년 한 해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꿈을 실현해 나가되, 그 결과는 주님께 맡겨 드리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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