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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9.02.24 07:53

연중 7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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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무리한 요구

   지난 주 복음은 이러이러한 사람은 행복하다. 저러저러한 사람은 불행하다.” 예수님의 행복론을 접하면서 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할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가르침이었다지만 오늘 복음은 더 심각하다. 오늘 복음을 요약하면 이렇다. 원수를 사랑하라. 보복하지 마라. 남에게 바라는 대로 해 주어라. 하느님처럼 자비를 베풀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셨기에 너희도 자비롭게 되어야 한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를 이룬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원수를 사랑하다가는 내 생명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미워하는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을 그렇게 사랑하진 않았던 것 같다. 미워하는 사람에게 잘해주어라는 말씀. 미워하는 사람 잘해주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나 자신밖에 없다. 뺨을 치거든 다른 뺨을 돌려 대주어라뺨에 몇 개인가? 2개다. 2개 밖에 없는 뺨이 얼마나 견딜 수 있겠는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주어라그러면 나는 알몸이 될게 뻔하다. 달라는 사람에게 주어라달라는 대로 다 주면 나을 위해 무엇이 남겠는가?

 

동태 복수법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동태복수법이라는 관습이 있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출애 21, 24-마태 5, 38)” 즉 상대방이 나에게 피해를 준 것 만큼 나도 피해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남이 내 자식을 자동차로 치어 죽였다면 나도 응당이 피해를 입힌 자식을 자동차로 치어 죽여야 한다는 무서운 전통이었다. 아마 예수님이 이를 염두해 두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하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이지 보기도 싫은 원수를 사랑하고 자기 겉옷을 빼앗는 사악한 놈에게 속옷까지 내어주면 뭐 입고 살라고 그러는가 말이다. 지난 주 복음의 행복론에 이어 참으로 납득하기 힘든 요구의 말씀이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

   세상에는 강한 것이 12 있다. 먼저 이다. 그렇지만 돌은 에 의해 깎인다. 쇠는 에 녹아 버린다. 불은 에 꺼져 버린다. 물은 구름속으로 흡수된다. 그 구름은 바람에 불려 날린다. 그러나 바람도 인간을 불어 날리는 일은 쉽게 할 수 없다. 그 인간도 공포에 의하여 산산조각으로 부서진다. 공포는 로 제거된다. 술은 수면에 의하여 깨어난다. 그 수면도 죽음만큼은 강하지 못하다. 그러나 그 죽음마저 사랑을 이길 수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이다.

  

원수사랑

   1992년 세간을 놀라게 했던 여의도 차량질주사건을 기억하는가? “자신을 냉대한 사회에 복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던 김용제씨는 그해 8월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어린아이들을 향해 훔친 차량으로 살인질주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22세였던 그는 시력이 나빠 어렵게 취직을 했지만 한 달도 안 돼 번번이 쫓겨나곤 했다. 형제와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하자 사회에 복수한 다음 자살할 마음으로 살인질주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사건의 선고공판이 열린 법정에서 재판부가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재판은 십 분 만에 끝났다. 그때 방청석에는 재판 과정을 지켜본 서윤범 로사리아 자매님이 있었다. 로사리아 자매님은 이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윤신재 군의 할머니다. 할머니는 담당 검사를 찾아가 피고인 김용제를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수갑과 포승으로 양손이 묶인 피고인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진땀과 눈물을 쏟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해요.’를 반복했다. 신재의 할머니는 손수건을 꺼내 땀과 눈물로 뒤범벅이 된 그의 얼굴을 닦아주고 두 손을 꼭 잡고 눈시울을 적셨다. 할머니는 손자를 숨지게 한 살인범이지만 용서한다.’며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할머니의 용서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되고 요셉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하지만 할머니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며느리가 자식을 잃은 고통으로 병을 얻었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또 정정하던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가족이 연이어 세상을 뜨자 할머니는 요셉을 용서할 수 없었고 하느님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손자 하나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부족해 연이어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요셉이라고 생각하자 원망과 미움이 다시 일어났다. 그래서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결국 신앙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으면서 2년 만에 다시 그 형제를 찾아가 용서를 해주었다. 더 나아가 할머니는 그 형제를 양자로 삼았다. 많은 가족을 잃고 얻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할머니는 노력했지만 결국 그 형제는 1997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할머니는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었고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그 아들을 위해 기도하겠노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로사리아 할머니의 삶이, 진정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 세상에서 구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느님 중심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지켜야 할 법()이 아니다. 늘 우리 자신을 중심으로 살아온 우리의 관행을 버리라는 곧 하느님 중심의 삶,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계시는 것이다. 어찌 그럴 수 있는가? 오늘 복음의 마지막 대목 36너희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셨기에 우리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하느님이 나의 원수도 사랑하셨기에 우리도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는 것. 우리 삶의 중심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임을, 이것이 그리스도교적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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