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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5.06 13:18

부활 6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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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지난 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고 말씀 하시며 당신과 우리의 관계를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로 그래서 많은 열매를 맺으라 하셨다. 그 열매란 오늘 복음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사랑의 열매이다.
  “친구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하셨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이란 목숨을 내어놓는 사랑이다.

사랑 깊은 펠리칸 예수님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에 나오는 기도 내용이다. “사랑 깊은 펠리칸, 주 예수님. 더러운 저, 당신 피로 씻어주소서.”
   토마스 아퀴나스가 펠리칸을 예수에 비유한 것은 새의 특성 때문이다. 조류 중 모성애가 가장 뜨거운 새가 바로 펠리칸이다. 어미새는 새끼들에게 줄 먹이가 없으면 자신의 가슴살을 뜯어 먹이고 병에 걸린 새끼들에겐 자신의 핏줄을 터뜨려 그 피를 입에 넣어 준다. 어미는 그렇게 죽어간다. 그래서 옛부터 사람들은 펠리칸을 사랑과 희생의 상징으로 여겼다. 아퀴나스는 펠리칸의 피를 십자가의 예수에 빗대 기도문을 만든 것이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천재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는 ‘5월의 밤’에서 펠리칸을 이렇게 노래했다. “자신의 가슴을 찢고 흐르는 피를 먹여 아기를 살리는 새가 있다네/ 오 펠리칸의 슬픔이여/ 오 펠리칸의 사랑이여/ 흐르는 눈물을/ 흐르는 선혈을/ 이제 내 가슴에 채우소서”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는 펠리칸의 깊은 사랑이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있다.

기적의 배
  2014년 12월에 개봉한 ‘국제 시장’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에 흥남부두 철수 작전이 등장한다. 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래 배경이 된 현장이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 부두에’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에는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미군의 마지막 철수 배인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가 정박 해 있었다. 정원 60명에 승조원을 제외하고 남은 자리는 고작 13명뿐. 부두에 떼를 지어 있는 피난민들의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이 배의 라루 선장은 배에 실려 있던 무기를 모두 버리고 눈에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태우라고 명령한다. 만약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서 철수를 하게 되었다면 과연 무기를 버리고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을까? 아마 비싼 무기를 버리기 아까워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16시간의 긴 탑승 끝에 정원의 230배나 되는 무려 14,000명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는 마침내 3일간의 목숨을 건 항해를 시작해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12월 25일 거제도 장승포항에 도착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기적의 배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의 라루 선장은 그 후 4년 뒤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하여 마리너스 수사로써 미국의 뉴튼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평생을 수도생활에 정진하다가 2001년 87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40여 년간 수도원 생활을 하면서 동료 수사들에게 내색조차 하지 않아 그런 기적과도 같은 선행을 행한 줄도 모를 정도로 겸손했다는 마리너스 수사는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내게 와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라루 선장(마리너스 수사)이 보여준 놀라운 사랑은 전쟁의 와중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린 기적을 이루었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움을 표할 은총의 사건이 되었다. 아비규환의 전쟁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살린 라루 선장의 결단은 하느님이 그에게 심어주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인간 존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그로 하여금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게 한 것이다.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아마 오늘 복음은 폴란드 출신의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을 떠오르게 한다. 콜베 신부님은 2차 세계 대전 중 ‘죽음의 수용소’로 불리는 아우슈비츠에 구금된다. 그러던 중 수용소에서 수감자 한 명이 탈출했다. 포로수용소 규정에는 한 명의 탈출자가 생기면 그가 탈출의 성공과 실패, 유무와 상관없이 포로 10명을 굶어 죽였다. 수용소의 소장은 수감자들을 광장에 열 지어 세워 놓고 아사(餓死) 감방으로 갈 열 명을 골라냈다. 뽑힌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고 울부짖었다. 이 장면을 본 콜베 신부님은 동료들을 헤치고 앞으로 걸어 나와 “저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 하고 말한다. 그리하여 그는 무시무시하고 참혹한 감방에 갇히게 된다. 평소 같으면 절규와 비탄의 소리로 가득했어야 할 감방이 콜베 신부님으로 말미암아 기도와 사랑의 감방으로 바뀌어 버렸다. 인간이 만든 가장 잔혹한 지하 감방이 교회로 변한 것이다. 콜베 신부님은 물과 음식물 없이 2주간을 견디다가 결국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을 거둔다. 그 날이 1941년 8월 14일이었다.
  콜베 신부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오늘복음의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사랑의 순교자가 되셨다. 콜베 신부님은 1971년 10월 17일에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2년 10월 10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자비의 순교자’라는 칭호로 시성이 되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런 사랑의 열매로 엮어지는 5월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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