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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8.31 17:54

연중 16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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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unzione stupenda.jpg

 

복음

   지난주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견하셨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이제 다시 예수님께 돌아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고 전한다. 자랑스러웠던 기억, 부끄러웠던 기억, 즐거웠던 추억과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았던 일까지 모두 예수님께 꺼내 놓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였다. 이어서 복음은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라고 전한다. 쉼 속에서 다시금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반성해야 새로운 삶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쉬어야 한다.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세상 속에 파견되어,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찾고 전하는 사람들이다. 그 일상에서 우리도 제자들처럼 예수님께 돌아와 쉬어야 한다. 내 삶의 자랑과 부끄러움, 상처와 기쁨,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와 쉬어야 한다.

 

두 나무꾼 이야기

   어느 숲속에 두 나무꾼이 나무를 자르기 위해 도끼질을 시작했다. 아침에 같이 시작을 하고 저녁에 같이 끝을 냈다. 나무를 자르는 동안 한 나무꾼은 점심을 먹고 20분만 쉬고 하루 종일 열심히 나무를 찍었다. 또 한 나무꾼은 중간 중간에 간간히 쉬면서 일을 했다. 나중에 결과를 보니 간간히 쉬었던 나무꾼이 나무를 더 많이 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했던 나무꾼이 요령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간간히 쉬었던 나무꾼이 대답하기를 나는 쉬면서 그냥 쉰 것이 아니라 도끼의 날을 갈고 있었다네. 도끼를 다듬고 날을 세우고 나서 더 힘차게 나무를 찍을 수 있었지.”

 

휴식(休息)

   휴식은 낭비가 아니다. 주일날 조금 더 일하고 돈을 더 번다고 해서 결코 성공하거나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하느님께서 6일 동안 창조사업을 마치시고 하루를 쉬신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도 일의 마침표를 찍고 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휴식(休息)이란 한자를 보면 휴()는 사람 인()자와 나무 목()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사람이 나무에 기대 앉아 있는 모양이다. 휴식의 식()은 스스로 자()자와 마음 심()자가 합쳐진 것으로 자기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다. 결국 휴식이란 나무에 기대어 앉아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쁘다 망()

   한자로 바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는 ()’자이다. 마음 심()자와 망할 망()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옛날 사람들은 바쁘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마음이 망했다, 마음이 죽었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마음이 본래의 자리에 있지 못하고, 생생하게 살아있지 못한 상태, 곧 마음이 죽은 상태를 바쁜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옛 사람들은 바쁜 것을 꼭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시간과 여유

   그런데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변화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마음도, 시간도 여유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곧 돈이기에 끊임없이 일하면서 격렬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다보니 여유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도 돌아볼 시간이 없어진 것이다. 그 결과 이라든지 휴식이란 단어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이나 휴식게으름의 또 다른 이름으로 전락해버렸는지도 모른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이솝우화에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릴 적 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개미들이 여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을 때, 베짱이는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면서 바이올린 연주만 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이 되자 베짱이는 배가 고프나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베짱이는 개미집을 찾아갔지만 개미들은 베짱이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베짱이는 일을 하지 않고 놀기만 한 것을 후회하였다.” 뭐 이런 내용이다.

   학교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여 가난을 물리쳐야 한다고 귀가 닳도록 들었다. 놀기만 좋아하다가는 베짱이처럼 가혹한 저주를 받는다는 교육이었다. 그래서 논다는 말이나 쉰다는 말은 죄악처럼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부자와 어부 이야기

   한 부자 사업가가 여행 중 바닷가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배 옆에 드러누운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는 어부를 만났다. 그 모습을 본 부자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왜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습니까?” 어부가 대답했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았소이다.” “그러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잡으면 되잖습니까?” “더 잡아서 뭘 하게요?” “많이 잡으면 돈을 더 벌지 않소. 그 돈으로 더 큰 배를 마련할 수 있고, 그러면 더 많은 돈을 벌고, 배를 여러 척이나 거느리며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어부가 되물었다. “그러고는 뭘 하게요?” “뭘 하다니요? 그런 뒤에는 편히 앉아 쉬며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습니까?” 어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속도와 경쟁의 시대

   오늘날 이 시대는 속도의 시대이다. 빨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오늘날 이 시대는 경쟁의 시대이다.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 그러나 속도와 경쟁만이 능사는 아니다. 휴식을 모르면 반드시 위기의 순간이 온다. 틈틈이 휴식의 시간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열심히 일하는 중에 갖는 적당한 쉼이야말로 축복이요 행복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의 악보에는 쉼표가 없어서 연주자인 내가 직접 필요할 때마다 쉼표를 찍어가며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쉼표 없는 악보는 좋은 음악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쉼표 없는 인생 또한 참 인생일 수 없다.

 

주님의 날개 밑에서의 참된 휴식

   사막의 교부 안토니오 성인은 사막에서 은수생활을 하다가도 도시에 나가 복음을 전파하였다. 그러나 다시 사막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도시에 머물지 않고 왜 자꾸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으로 돌아가느냐고 사람들이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지요.” 안토니오 성인에게는 사막이 바로 물이요 쉼, 휴식의 자리였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외딴곳에서의 쉼이 필요하다. 그곳은 멀리 비행기를 타고 가야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한 주간 시간을 통째로 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주일미사 전 성당에 앉아 조용히 머무르는 30분 성체조배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가정에서 침묵 중에 갖는 성경 읽기와 묵상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혼자 조용한 산책로를 거닐며 바치는 묵주기도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쉼의 중심에 우리에게 육체적 영적 에너지를 충전해 주시는 하느님을 모시는 일이다.

 

가톨릭 성가 436주 날개 밑을 다 함께 부르며 묵상하자.

주 날개 밑 내가 편히 쉬리라 어두운 이 밤에 바람 부나 아버지께서 날 지켜주시니 겁내지 않고 잘 쉬리로다

주 날개 밑 즐겁도다 그 사랑 끊을 자 뉘뇨 주 날개 밑 쉬는 내 영혼 영원히 살게 되리라

주 날개 밑 나의 피난처 되니 거기서 쉬기를 원하노라 슬픈 맘 세상은 위로 못하나

거기서 안위와 복 얻도다

주 날개 밑 즐겁도다 그 사랑 끊을 자 뉘뇨 주 날개 밑 쉬는 내 영혼 영원히 살게 되리라

주 날개 밑 항상 즐거움 있네 생전에 걱정 다 끝나도록 거기서 주님의 돌보심 받고

평안히 쉬임을 얻으리라

주 날개 밑 즐겁도다 그 사랑 끊을 자 뉘뇨 주 날개 밑 쉬는 내 영혼 영원히 살게되리라

 

   우리도 성가 가사처럼 주 날개 밑에서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무엇을 위해서 쉼 없이 달려가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때론 숨 가쁘게 가야 할 길도 있다. 그러나 숨차게 달려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휴식은 가끔 우리 삶에 들어오는 특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치고 힘이 들 때 예수님께서 너희는 따로 외 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하신 말씀에 위안을 받으며 주님께 재충전을 받고 새 힘을 얻어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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