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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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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unzione stupenda.jpg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님의 승천은 하느님께서 성모님의 영혼과 육신을 하늘나라로 불러주신 것처럼 우리도 교회의 모범이신 성모님을 따라 하늘나라에서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축일 제정의 배경과 의미

   이 축일이 제정된 것은 1950111일이다. 1945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5년이 지난 때였다.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아직 늘려 있었다. 20세기 들어와서 일어난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많은 생명이 무참하게 살상되고, 대도시들은 폐허가 되었다. 죽이고 파괴하는 인간의 힘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를 모두가 처절하게 실감하였다. 특히 유럽에서는 신앙인들끼리 서로 죽이며, 삶의 터전을 초토(焦土)화시켰다. 하느님의 사랑이 선포된 땅에서 서로 미워하고, 죽이며, 파괴하였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독일인들이 600만도 더 되는 유대인을 학살하였다. 인간의 존엄성은 땅에 떨어져 짓이겨졌고, 인류의 미래는 절망으로 보이던 시대였다.

   이렇게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절망의 현장에서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말해야 했다. 인간은 서로 미워하고, 죽이고, 파괴하는 데에 그 본연의 모습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야 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미래는 하느님 안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천명해야 했다.

마리아의 승천 축일은 우리 인간의 운명이 하느님 안에 있음을 자각하자는 날이다. 기어이 희망을 말해야 했고 교회는 희망의 줄기를 어머니 마리아에게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희망, 인간에게 맡겨놓은 미래라는 것이 이다지도 잔혹한 것이었기에, 사람이 사람에게 이다지도 늑대 짓을 서슴치 않았기에, 이 미래를, 이 희망을 교회는 성모님께 의탁한 것이다. 이것이 성모 승천 대축일을 제정한 배경이며 따라서 오늘 축일은 성모님을 통한 인간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말하고 있다.

 

하늘에 오르기

   열기구(熱氣球)는 풍선처럼 생긴 것으로 하늘을 나는 비행체이다. 이것의 무게는 보통 2.6톤이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무거운데도 어떻게 하늘로 떠오를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공기주머니 속의 공기를 가열하면 그 안의 공기가 바깥 공기보다 더 가볍게 되기 때문이다.

   열기구가 하늘로 올라가는 원리를 보면, 성모님께서 어떻게 하늘에 오르실 수 있었는지 헤아릴 수 있다. 우리는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이라 하며 성모송을 바치는데, 여기서 말하는 은총이 가득하신이라는 말은 곧 성령이 가득하신이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성모님께서 성령으로 가득 차 계셨기에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실 수 있었다. 공기주머니 속의 공기가 가열되어 하늘에 오르는 열기구처럼, 성모님께서도 성령의 불로 가득 차 계셨기 때문에 하늘에 오르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1코린 6,19) 마찬가지로 성령의 성전인 우리도 성령으로 가득 차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죽음 너머의 하느님 나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성령의 불로 타올라 비워지고 가벼워져야 하는데, 돌처럼 굳어 있어서 무거운 영혼으로 살아갈 때가 많다. 이제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늘에 올라갈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비우고 성령의 불이 끊임없이 타오르게 해야 하겠다.

 

성모님과 광복절

   성모 승천 대축일이 우리 민족에게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바로 이날 우리 민족이 일제의 강압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 시절 교회는 어두운 식민지 시대 동안 성모님께서 끊임없이 우리 민족을 돌보셨으며 마침내 해방이라는 큰 선물을 주셨다고 믿었다. 한국 천주교회의 유달리 성모님에 대한 강한 신심과 공경은 이러한 민족적 차원의 체험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비록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지만 곧 이어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완전한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교회적으로도 또 민족적으로도 이 뜻 깊은 날을 보내면서 우리는 비록 지금은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기는 하지만, 우리 한 민족이 하느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으로 민족의 통일성을 회복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기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모님께서 우리 민족을 위해서 하느님께 빌어주기를 간구해야 할 것이다.

열여덟 살에 일본으로 끌려가 위안부로 살았던 김 엘리사벳 할머니의 기도문이다.

 

  “예수님! 왜 이렇게 무거운 십자가를 저한테 지게 하나요? 제 나이 열여덟에 너 안 가면 엄마, 아버지 다 죽인다.’고 해서 강제로 일본에 끌려갔어요. 언니도 끌려갔다 폐병 걸려 3년 만에 죽고 오빠도 징용으로 끌려갔다 원자탄에 맞고 스물다섯에 죽었어요. 예수님! 50년을 공포증에 시달리며 살아왔어요.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방문 꼭꼭 걸고 살았어요. 맨날 눈물로 세월... 그러나 그동안 누구를 원망한 적은 없어요. 내가 그 때 그 시절에 태어난 것을 내 죄라고 생각하며 살았지요. 예수님!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세상 편한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다른 할머니들도 보상받고 건강하게 살다 편안하게 죽게 도와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그분들께 사랑 주도록 해주세요. 예수님! 이젠 저희들의 십자가도 좀 내려 주세요.”

 

   광복절은 이 모든 사람들에게도 광복이어야 한다. 광복절은 이렇게 살아온 이 모든 아픔들에게도 광복이어야 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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