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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2.24 11:08

사순 2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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湖水1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정지용(충북 옥천.1902 ~ 1950, 세례명 프란치스코) 시인의 호수(湖水)라는 시(詩)다. 여기서 얼골은 얼굴의 옛 말이라 할 수 있다. 얼굴이야 두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지만 사랑하는 임 그리운 마음이 호수 같아서 결국 눈을 감는다는 내용이다. 보고 싶은 마음 감출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어 눈 감고 생각하면 더 그리울까. 이 사순절 주님 향한 그리운 마음 감출 길 없어 눈 감고 조용히 명상하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현성용(顯聖容)사건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산에 오르시자 얼굴 모습이 변하시고 옷은 새하얗게 빛났다고 전한다. 그때에 엘리야와 모세가 함께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율법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엘리야는 예언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흔히 현성용(顯聖容) 사건으로 불리는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예수님께서 율법과 예언을 완성하시는 분이심을 암시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율법을 완성하시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메시아의 시대, 곧 하느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왔음을 보여 주셨다.

아브라함의 마음, 하느님의 마음
  오늘 제1독서의 창세기를 보면 아브라함은 아무런 조건 없이 하나뿐인 아들을 하느님께 바치고 있다. 하느님께서 이 아들을 통해 수많은 후손을 약속하셨는데도, 그 아들을 바치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망설임 없이 아들을 제물로 바치러 간다. 과연 아브라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애착과 기대감을 저버려야 하는 아버지의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하느님을 향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에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순순히 하느님 손에 맡긴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그 믿음을 보시고 아브라함에게 더 큰 은총과 사랑을 주신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다. 아브라함의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을 닮았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하나 뿐인 자식을 바치려 한다. 하느님도 우리에 대한 믿음 때문에 당신의 하나 뿐인 아들을 바치신다.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믿음이 아들의 죽음이라는 사랑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순절에 하느님께 어떤 믿음과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가?


예화-자기 얼굴에 책임지기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2.12~1865.4.15)이 대통령이 된 뒤 내각 구성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을 선택할 때, 비서관에게서 어떤 사람을 추천받았다. 그 사람의 이름을 듣자마자 링컨은 단번에 거절했다. 그 이유를 묻자 링컨은 그 사람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거절 이유를 듣고 황당해진 비서관은 이렇게 반문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자기 얼굴까지 책임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얼굴이야 부모님이 만들어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요?” 비서관의 말을 들은 링컨이 말했다. “아니, 그렇지 않다네. 뱃속에서 나올 때에는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얼굴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네. 나이 40이 넘으면 모든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사람의 얼굴은 온통 불만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고 엷은 미소 한 번 짓는 걸 본 적이 없다네. 그런 사람은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해도 마음을 맞춰 함께 일하기는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사람은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이 유명한 말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왔다.

湖水1   정지용(충북 옥천.1902 ~ 1950)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삶이 농축된 얼굴
  ‘얼골’은 얼굴의 옛 말이다. 얼골에서 ‘얼’은 무슨 뜻인가? 우리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자주 외던 국민 교육헌장 의 첫 내용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에서 조상의 빛난 얼. 여기서 말하는 ‘얼’이 ‘얼골’의 ‘얼’이다. ‘골’은 또 무슨 뜻인가? 흔히 ‘골짜기’라고 말 할 때의 그 ‘골“이다. 그래서 ’얼골‘은 정신, 곧 얼이 골을 이룬다는 뜻을 품고 있다. 링컨이 40을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을 때 40이 넘으면 자기 자신의 삶 전체가 얼골에 베여있다는 의미이다. 얼굴에는 사람의 삶이 농축되어 있다.
  멍한 사람들을 보면 '얼빠졌다'고 말한다. 죽은 사람의 얼굴과 산사람의 얼굴은 다르다. 기분이 좋은 사람의 얼굴과 아주 기분이 나쁜 사람의 얼굴은 다르다. 사람의 얼굴은 우리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성실한 정신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면 우리의 얼굴에는 성실의 표정이 조각된다. 악하고 거짓된 마음으로 살아가면 우리의 얼굴에는 악과 거짓의 어두운 표정이 새겨진다. 내 얼굴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도 이 사순절 하느님 말씀의 빛으로 점점 영광의 모습으로 변모해 가야 하겠다. 마치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오직 복음을 듣고 실천해 감으로써 나도 점점 그렇게 변화해 가야 하겠다. 부활의 영광에 이럴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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