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신부님 강론

2018.03.17 21:32

사순 5주일 나해

조회 수 2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사순 5주일 나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칼레의 시민들
  프랑스의 세계적인 조각가 로댕의 작품 가운데 ‘칼레의 시민’이 있다. 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1347년, 잉글랜드 도버와 가장 가까운 20마일 거리였던 프랑스의 해안도시 칼레는 영국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된다. 이들은 기근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1년여간 영국군에게 대항하나, 결국 항복을 선언하게 된다. 처음에 잉글랜드의 왕 에드워드 3세는 1년 동안 자신들을 껄끄럽게 한 칼레의 모든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칼레 측의 여러 번의 사절과 측근들의 조언으로 결국 그 말을 취소하게 된다. 대신 에드워드 3세는 칼레의 시민들에게 다른 조건을 내걸었다. “모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러나 시민들 중 6명을 뽑아 와라. 그들을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하여 처형하겠다.”
  모든 시민들은 한편으론 기뻤으나 다른 한편으론 6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딱히 뽑기 힘드니 제비뽑기를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상위 부유층 중 한 사람인 생 피에르(Eustache de Saint Pierre)가 죽음을 자처하고 나서게 된다. 그 뒤로 고위관료, 상류층 등등이 직접 나서서 영국의 요구대로 목에 밧줄을 매고 자루 옷을 입고 나오게 된다. 로댕의 조각 ‘칼레의 시민’은 바로 이 순간을 묘사한 것이다. 절망 속에서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었던 이들 6명은 당시 잉글랜드 왕비가 이들을 처형한다면 임신 중인 아이에게 불길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설득하여 극적으로 풀려나게 된다. 결국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모든 칼레의 시민들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복음-하나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신다. 이는 당신을 밀알에 비유하시며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암시하신 말씀이다. 즉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으로써 당신 부활과 인류 구원이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예고하신 것이다. 생 피에르를 비롯한 6명의 사람이 칼레의 시민을 구하였듯이 예수님의 십자가가 온 세상을 구하였다는 말씀이다.

추기경님 이야기
  9년 전 우리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을 지켜보면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유언을 남기신 추기경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을 따라 ‘삶과 죽음의 역설적인 신비’를 몸소 실천하셨다. 그분은 임종을 앞두고 당신의 두 눈을 기증하셨고, 그런 모습에 감동한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차이를 떠나 그 사랑에 함께하고자 장기기증운동에 밀물처럼 모여들었다. 하루하루를 고통과 죽음의 그늘 속에서 마냥 기다리며 신음해야 했던 많은 환자들에게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의 빛을 환하게 비춰 주는 사랑의 기적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탈무드 이야기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노인이 뜰에서 묘목을 심고 있었다.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사람이 그것을 보고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께서는 그 나무에서 언제쯤 열매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칠십년 쯤 지나면 열리겠지.” 노인이 대답했다. “노인장께서는 그때까지 사실 수 있을까요?” 하고 묻자 노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그때까지 나는 살 수 없겠지. 하지만, 내가 태어났을 때, 과수원에는 열매가 풍성했지.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나를 위해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지. 내 경우도 그렇다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김용석 시인의 “가을이 오면”

나는 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을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모든 것이 사라진 것 같은 가을, 그러나 꽃은 져도 향기는 바람을 따라 세상 어디엔가 떠돌고 있다. 나비와 솔방 벌은 또 꽃잎이 준 꿀을 먹고 긴 겨울나기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내어 주고 꽃은 사라져도 그 속 깊은 곳에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이 남은 사순절, 이렇게 기도해야 하겠다.
제 기도를 들어 주시는 주님, 이제는 제가 씨앗으로 뿌려져야 하는 때입니다. 저를 뿌려주소서. 내동댕이쳐 주소서. 땅에 떨어져 죽어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을 섬기는 곳에 저도 있게 해 주십시오. 아멘!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 부활 5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4.29 234
47 부활 4주간 목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4.26 90
46 부활 4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4.22 114
45 부활 제3주간 금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4.21 117
44 부활 3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4.15 233
43 부활 2주간 화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4.13 170
42 부활 2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4.07 140
41 부활 8일 축제 내 금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4.05 123
40 예수 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4.01 305
39 성주간 금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30 169
38 성주간 화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29 101
37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3.25 202
36 사순 5주간 목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23 96
» 사순 5주일 나해 사순 5주일 나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칼레의 시민들 ... file 붉은 노을 2018.03.17 236
34 사순 4주간 금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15 136
33 사순 4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3.10 239
32 사순 3주간 금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09 121
31 사순 3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3.03 237
30 사순 2주간 목요일 file 붉은 노을 2018.03.01 109
29 사순 2주일 나해 file 붉은 노을 2018.02.24 3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미사시간
요일 오전 오후 저녁
06:30    
 10:00   19:30
10:00    19:30
10:00   19:30
10:00   19:30 
10:00 16:00
(초등부)
18:30
(중고등부)
주일 06:30
09:00

10:30
(교중미사)
  19:30
(청년부)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세례예정일
주일반 09:30 주님 성탄 대축일
(12/25)
목요일반 저녁미사후 주님 성탄 대축일
(12/25)

  미사 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주보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51386) 창원시 의창구 우곡로 177(명서동 104번지)
TEL : 055-238-7118 / FAX : 055-238-7115

Copyright 2018 By 명서동성당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