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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4.07 18:51

부활 2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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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百聞以 不如一見)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백번 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 한 번 본 것만 못하다. 그런데 토마스는 의기양양했다. 토마스는 똑똑한 사람, 현명한 사람이다. 항상 매사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리고 결정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징검다리도 확인하며 건너는 분명한 사람이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다니,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을 단 한 번도 없다. 아니 그런데 본 사람은 10명이고 보지 못한 사람은 1사람이지 않은가. 왜 하필이면 토마스가 그 자리에 없었단 말인가. 사실 제자들은 부끄러웠다. 부활하신 주님이 그들에게 나타났지만 그들은 자기 목숨이 아까워 도망간 배신자들이 아닌가. 토마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옥신각신 말다툼의 나날을 보냈다. 진짜 부활하신 주님인가 아니면 유령을 본 것이 아닌가. 그리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누구도 주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또한 부끄러웠다. 3년을 따라다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두 도망갔다.

눈으로 믿는 자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여드레라는 시간은 그렇게 제자들 스스로의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어쩌면 토마스는 믿음이 부족한 자가 아니라 보다 확신에 찬 믿음을 얻고 싶은 소유자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는 토마스 사도와 같은 ‘심각한 신앙의 고민’을 얼마나 하면서 사는가? 내 믿음이 정말 탄탄한 반석 위에 서 있는지, 아니면 지금 내 믿음이 부족하여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더 큰 믿음으로 나아가고자 몸부림치고 있는가? 차라리 토마스 사도는 분명하고 확고한 신앙을 얻고자 했다. 그런 반면에 우리는 어떤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믿음으로 보는 자
  TV 오락 프로 중에 ‘생활의 달인’이 있다. 한 번은 오은정씨가 출연한 적이 있다. 부산 어느 병원이라 소개하고 자막처리 되었으나 유심히 보니 부산 성모 병원이다. 그녀는 이 병원에서 청각 장애인들의 수화 통역사다. 청각 장애인인 엄마가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 엄마가 파악하지 못한 아이의 건강상태까지 포함하여 담당 의사에게 전달한다. 감동이다. 돌아가는 길에 청각 장애인 할머니 댁에 찾아가 모시고 성당 미사에 간다. 아마 그녀도 천주교 신자임이 분명하다. 초량 성 분도 병원에서부터 인연이고 보니 책임감보다 인연으로 돌본단다. 천사가 따로 없다. 감동에 감동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성태라는 젊은 남자가 청각 장애에 이젠 시각 장애까지 앓고 있다. 병원을 찾았다. 오은정씨는 그와 손가락으로 글자를 만들어 통역한다. 청각 장애에 시각 장애까지 앓고 있는 이를 위한 수화 통역이 있음을 이제 알았다. 후에 오은정씨는 이성태씨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서로 손을 잡으면 그 촉감으로 서로를 알아본다. 믿음이란 이런 것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믿음. 그들은 분명 육안(肉眼)이 아닌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다. 마음과 믿음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헬렌 애덤스 켈러(Helen Adams Keller, 1880년 6월 27일 ~ 1968년 6월 1일)
  그녀는 1880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출생 19개월 만에 닥친 열병의 충격으로 무의식의 상태에 빠졌다. 열병은 사라졌지만 시각장애를 입었고 곧바로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뒤따랐다. 6세가 될 때까지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하고 야수 같은 생활을 하던 헬렌 켈러와 투쟁 하다시피하며 언어를 가르치고 교육을 시킨 사람이 설리번 선생이다. 설리번 선생은 헬렌 켈러가 대학시절에도 교실마다 동행하며 강의를 필기해 주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거의 50년간이나 함께 하였다. 이러한 시각 장애, 청각 장애, 언어 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의 뒤에는 설리번 선생이 있었다.
  헬렌 켈러는 교육자이자 사회주의 운동가였다. 그녀의 어릴적 유년시절을 다룬 영화 ‘미라클 워커’로 인해 그녀의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헬렌 켈러는 많은 집필 활동을 한 작가이기도 했다. 그녀는 여행을 자주 다녔고 앤 설리번과 39개국을 방문하였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고.

‘내가 사흘간 볼 수 있다면 첫날은 나를 가르쳐 준 고마운 앤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그분의 얼굴을 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과 풀과 빛나는 저녁노을을 보고 싶습니다. 둘째 날에는 새벽에 먼동이 터오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저녁에 영롱하게 빛나는 별을 보겠습니다.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 부지런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을 보고 싶습니다. 점심때는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사흘간 눈을 뜨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장애인이었던 헬렌 애덤스 켈러의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의 일부이다. 들을 수 없는 상태, 더하여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의 변화를 꿈꾸고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할 수 있었을까. 또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을까. 참으로 부끄럽다. 두 눈 뜨고 두 귀로 들을 수 있는 우리, 그 소중함도 모르고 감사할 줄도 모르는 우리, 그렇다고 제대로 된 믿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도 못하는 우리가 아니던가.

마음의 눈, 영적인 눈
  오관을 통해 보는 것은 잠시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눈은 나를 속일 수 있지만, 마음은 속이지 않는다. 그래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생활의 달인에 출현한 오은정씨를 생각하고, 미국이 낳은 위대한 여인 헬렌 켈러의 ‘내가 사흘간 볼 수 있다면’의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마음의 눈, 영적인 눈을 뜨고 살아갈 수 있는 참 신앙인으로 거듭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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