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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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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 정호승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리스도교를 ‘부활의 종교’라고 한다. 주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그리스도교도 없었다. 인류 역사상 다른 종교의 창설자와 예수님의 가장 큰 차이는 죽음이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가는 그리스도교와 다른 종교를 구분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죽음의 문제와 죽음 너머의 문제를 온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 주님이시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를 죽음을 너머서는 ‘부활의 종교’라고 하는 것이다.

  앞선 정호승 시인의 ‘봄길’처럼 스스로 봄 길이 되는 사람, 스스로 사랑이 되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가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이유도 주님이 먼저 걸으셨기 때문이다.

  사실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증거는 없다. 왜 하필이면 첫 목격자들이 여인들이었단 말인가.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여인들의 증언은 법적 효력이 없었다. 빈 무덤 역시 증거로서는 불충분하다. 대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염려했던 것처럼 제자들이 몰래 야밤에 스승의 시신을 거두어 갔을 수도 있다. 또 여인들의 말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이 묻힌 무덤을 찾아갔지만 빈 무덤이었고 그들 역시 주님이 부활했음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스승의 시신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고 불안해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제자들의 변화된 삶과 힘찬 증거, 곧 그들의 행동변화이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악당들에게 체포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시자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예수님께 걸었던 희망이 사라졌고 그들의 꿈이 깨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도 예수님처럼 될까봐 두려워서 다 도망쳐 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그 제자들이 거리에 나타나서 떠들기 시작하였다.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던 그분이 다시 살아나셨다. 우리는 그분을 만났다.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뿐이시다.”
  예수님 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선포는 어떠한 박해도, 어떠한 죽음도 개의치 않고 불길처럼 번져서 초대교회를 만들어 놓았다. 이 놀라운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나쁘게 물들기는 쉬운데 선하게 변화되기는 어렵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여러 번 만났기 때문에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온갖 박해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였던 것이다. 우리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믿지 않고 만나지 못한다면 또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지 못한다면 봄이 왔음에도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따사로운 봄의 햇살을 느끼지 못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추운 겨울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봄 길                        - 정호승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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