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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18.03.03 21:32

사순 3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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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민족의 성전
  아브라함 시대(성조시대)부터 하느님은 이스라엘과 더불어 정처 없이 떠도는‘신(神)’이었다. 이집트 탈출 시절에는 광야에서 천막 성소로, 왕조시대가 열리고 솔로몬 임금 때에 비로소 예루살렘 성전이란 번듯한 거처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 성전은 이스라엘 역사의 흥망성쇠를 그대로 반영하였고, 약탈과 재건을 반복하며 영욕의 세월을 견디어 냈다.
  오늘날 하느님의 도성이라 일컫는 예루살렘, 그 한 가운데 ‘성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대신 그 자리에 이슬람 황금사원이 버티고 있다. 단지 성전의 잔재로 ‘통곡의 벽’이 남아 있는데 말 그대로 성전을 지키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한의 눈물을 자아낸다.

성전 정화 사건
  과월절은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해방축제로서 대개 4월 중순경에 거행되었는데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반경 30km 안에 있는 성년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다. 이 축제는 그들에게 가장 큰 명절로서 타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도 이 날만은 가급적 고국에 돌아와 참여했다.
  신학자들의 추정에 의하면 그 날에 약 200만 명의 유대인이 모였고 그때 잡혀 죽은 양만 30만 마리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장사꾼들은 대목을 보느라고 동물의 값을 턱도 없이 올려 받아 폭리를 취했으며 성전에 바쳐야 하는 세금도 외국돈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전상들의 횡포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부조리의 거래 뒤에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있었다.
  사두가이파 사람들에게 성전 사업은 그들의 중요한 소득원이었다. 성전에서 장사를 해서 얻은 수입은 모두 대제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따라서 그들에게 예수님의 성전 정화 사건은 자신들의 돈줄을 끊는 행위로 여겨졌다.
  성전은 하느님 현존의 장소이며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의 장소이자 그분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전은 '거룩함'과 '경건함'으로 채워져야 하는 곳이다. 오늘 주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이유는 거룩함과 경건함의 장소인 성전이 소란스러움과 탐욕과 부정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우리가 ‘성전’이라고 말할 때 대체로 3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하느님을 경배하는 장소로서의 건물을 말하며 둘째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암시하셨듯이 예수님 자신이 성전이시며, 셋째는 바오로 사도가 강조했듯이 세례를 받은 우리 각 사람이 바로 성령을 모시는 성전인 것이다(Ⅰ고린6,19). 따라서 오늘 복음의 성전 정화 사건은 우리 자신의 모습, 성전으로서의 내 삶을 쇄신해 가라는 예수님의 채찍질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사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성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지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오늘 사람답게 산다는 것과 사람답게 늙어간다는 것, 그리고 사람답게 죽는 것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고 싶다.

사람답게 살다가 늙어 죽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웰빙(Wellbeing) 이라고 하고, 사람답게 죽은 것을 웰다잉(Welldying) 이라고 하고 사람답게 늙는 것을 웰에이징(Wellaging) 이라고 한다. 사람의 연령에는 자연연령, 건강연령, 정신연령, 영적연령 등이 있다고 한다. 영국의 노인 심리학자 브롬디는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면서 보낸다고 하였다.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아름답게 늙는 것이다. 행복하게 늙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아름답게 늙어가려면, 웰에이징(Wellaging)하려면 무엇이 중요한가.

  첫째, 아름답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일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열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세는 80세에 민족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노년기에 열정을 가지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다. 세계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 %는 6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3 %는 70대 노인에 의하여 6 %는 8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결국 역사적 업적의 64%가 60세 이상의 노인들에 의하여 성취되었다.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0이 넘어서였고 다니엘 드 포우는 59 세에 ‘로빈슨 크루소’를 썼다. 칸트는 57 세에 ‘순수이성비판’을 발표하였고, 미켈란젤로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돔을 70 세에 완성했다. 베르디, 하이든, 헨델 등도 고희의 나이를 넘어 불후의 명곡을 작곡하였다.

  둘째,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나이 들면서 초라하지 않으려면 대인관계를 잘 해야 한다. 즉 인간관계를 '나' 중심이 아니라 '神' 중심으로 가져야 한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인생에 실패한 이유에 대하여 조사를 했는데,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부족했다는 이유는 15 %에 불과하였고, 나머지 85 %는 잘못된 대인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그만큼 인간관계는 살아가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은 이기주의가 강해져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결국 인간관계는 중심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 물질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은 나이 들수록 초라해 지고,
2) 일 중심이나 ‘나’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초라해진다.
3) 타인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고, 따르는 사람도 많다.
4) 가장 좋고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갖는 것은 역시 신앙 중심의 인간관계이다.

  셋째, 웰에이징을 위해서는 대신관계(對神關係), 즉 하느님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신앙의 여부가 삶의 질을 확연하게 바꾸어 놓는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인간을 의지하기보다는 하느님을 의지해야 한다. 하느님과 가까이 하면 정신연령과 영적 연령은 더욱 젊어진다.
  wellbeing 인생은 결국 wellaging 하다가 welldying 으로 마쳐야 한다. 마지막 열정을 가지고 하느님을 의지한 모세에 대하여 신명기 34장 7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모세는 죽을 때에 나이가 백스무 살이었으나, 눈이 어둡지 않았고 기력도 없지 않았다.”

예화1) 사람이 되라!
  이솝이 어렸을 때의 이야기다. 이솝의 주인은 훌륭한 학자였다. 어느 날 주인이 말했다. “얘, 이솝아, 목욕탕에 가서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너라.”
  이솝은 목욕탕으로 갔다. 그런데 목욕탕 문 앞에 끝이 뾰족한 큰 돌이 땅바닥에 박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목욕탕으로 들어갔던 사람이나 목욕하고 나오는 사람 모두가 그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어떤 사람은 발을 다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코가 깨질 뻔했다. “에잇! 빌어먹을!”사람들은 돌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그 돌을 치우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도 한심하지. 어디, 누가 저 돌을 치우는가 지켜봐야지.’이솝은 목욕탕 앞에서 그것만 지켜보고 있었다.
  “에잇! 빌어먹을 놈의 돌멩이!” 여전히 사람들은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하고는 욕설을 퍼부으며 지나갔다. 얼마 후에 한 사나이가 목욕을 하러 왔다. 그 사나이도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이솝은 여전히 그 사나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웬 돌이 여기 박혀 있담!” 그 사나이는 단숨에 돌을 뽑아냈다. 그리고 손은 툭툭 털더니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솝은 그제야 일어서더니 목욕탕 안에 들어가 사람 수를 헤아려보지도 않고 그냥 집으로 달려갔다.
  이솝은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욕탕에 몇 명이 있다고 말했겠는가? “선생님, 목욕탕 안에 사람이라곤 한 명밖에 없습니다.”

예화2) 꽃향기 가득한 마음
  어떤 스승이 바구니 안에 꽃을 담고 제자들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바구니인가?” 제자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꽃바구니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스승은 꽃을 들어내고 생선을 바구니에 담고 똑같이 물었다. 제자들은 “생선 바구니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스승은 “맞다. 똑같은 바구니이지만 꽃을 담으면 꽃바구니요, 생선을 담으면 생선바구니이니라. 마찬가지로 사람도 그 안에 쓰레기가 담겨 있으면 쓰레기 같은 사람이지만, 그 안에 향기 나는 꽃이 담겨 있으면 향기 나는 사람이니라.”
  자!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담고 있는가? 우리 삶이 무엇으로 채워져 가고 있는가? 이 사순절 사람답게 살다 사람답게 늙으며 사람답게 죽어가는 그런 아름다운 신앙인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이 사순절 봄 향기 가득한 꽃바구니 같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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