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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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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예수님께서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사명을 수행하시기 전에 과월절 의식을 겸한 마지막 만찬을 하신다. 이를 최후의 만찬이라고 한다. 만찬에 함께 한 이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뽑으신 12명의 제자들이다.

   12제자들은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상징하며, 나아가 영적 이스라엘인 하느님 백성 전체를 상징한다. 즉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백성 전체와 함께 파스카 예식을 행하신 것이며, 이를 통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와 새 계약을 맺으신다.

 

 

발 씻김(세족례)

   그런데 오늘 요한복음서는 이 최후의 만찬 기사를 전하지 않는다. 대신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를 세족례라고 한다. 요한복음서는 최후의 만찬 만큼이나 세족례 사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종이 주인을 섬기듯이 제자들을 섬기시어 그들의 발을 씻겨주신다. 발을 씻겨주는 것은 섬김과 봉사가 담긴 사랑의 행위이다. 발을 씻기는 행위 안에는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이 담겨져 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마태 13,34) 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곧 사람들을 섬기며 당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당신의 사명임을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으니 이는 곧 하느님께서 우리의 발을 씻기신 것이다. 또한 발을 씻어주심으로써 하느님은 우리를 섬기고 봉사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가르쳐주신 것이다.

 

 

인간의 발

   발 중에는 아주 곱고 예쁜 발도 있지만 대부분의 발은 그렇지 못하다. 온종일 무거운 체중을 지탱하다보니 몸의 어느 부분보다도 땀을 많이 흘리는 신체부분이 발이다. 그래서 씻는 횟수로만 따지면 결코 뒤지지 않는 발이지만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천대를 많이 받는다.

  2,000년 전의 이스라엘에서의 상황은 우리 생활에서 겪는 발의 수난보다 더 했다. 신을 신지 않은 발들이 대부분이었고 설사 신었다고 해도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만 묶은 구멍이 뻥뻥 뚫린 신을 신고 양말도 없이 건조한 기후로 인해 먼지가 아주 많이 나는 길을 돌아다니던 발들이라 그야말로 더럽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손님에게 발을 씻어주는 일은 아주 극진한 대접을 뜻했다. 그리고 그 일은 아주 부유한 가정의 노예들이 주로 맡았다. 당연히 노예가 아닌 사람들이 발을 씻어주는 일은 상상할 수 없는 행위였다.

   또한 발을 씻어 주기 위해서는 허리를 굽혀야 한다. 나의 자존심을 기쁘게 낮출 수 있어야만 허리를 숙일 수 있으며 발을 씻을 수 있었다. 예수님이 지금 제자들과의 마지막 이별의 식사 자리에서 이 모든 것을 행하고 계신다.

   그것은 예수님이 발을 씻어주신 것처럼 다른 사람의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우리가 성체성사에 참여해서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고 해도 결코 주님과 하나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따라서 요한 복음사가는 성체성사의 근본정신은 더러운 발까지도 기꺼이 씻어 줄 수 있는 '조건 없는 봉사'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섬김-올리버 판사 이야기

   흑백 차별이 가장 심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있던 일이다. 흑인 교회인 성 시온 교회에서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를 거행하게 되었다. 신부님은 발씻김 예식을 더욱 뜻있게 하기 위해서 특별한 행사를 계획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것을 본받아 누구든지 자기가 정말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발을 씻어 주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그 예절에 백인 판사님이 나타난 것이었다. 그가 바로 올리버 판사인데,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대법원장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시온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세족례식을 듣고, 그는 그 교회에 다니는 자기 집의 흑인 여종 마르타 모트인의 발을 씻겠다고 신청한 것이었다. 그는 흑인 여종 앞에 무릎을 꿇고 발을 씻어주었을 뿐 아니라 그 검은 발에 입까지 맞추었다.

   성당 안은 숙연해졌다. 올리버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르타는 내 집 종으로서 오랜 세월 내 아들, 딸들을 돌보았고 내 자식들의 발을 씻어 준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 소식이 퍼지자 내정되었던 대법원장직이 취소된 것은 물론이고 판사직까지도 박탈당했다. 시온 성당 신부님이 올리버 씨를 위로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판사직도 사회의 다른 직위들도 무덤에 갈 때는 한낱 먼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먼지 보다 하느님이 주신 사랑과 감사가 더 중요합니다.”

 

 

사제직은 봉사직분

   성목요일은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이 성체성사를 거행할 사제직을 위한 성품성사를 세우신 날이다. 성목요일이 되면 모든 사제, 신부님들은 사제직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사제직은 결국 봉사직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사제직은 올라가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데 의의가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은총의 성목요일, 다시 한 번 봉사하는 사목자, 내려가는 사목자, 겸손한 사목자로 되돌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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